[충북]오지마을 의료봉사 ‘손에 손잡고’

  • 입력 2005년 11월 9일 07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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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인과 의료인이 손을 맞잡고 변변한 의료시설이 없는 산간마을을 찾아 4년째 의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충북 옥천군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사범과 병의원 의사로 구성된 옥천군태권도협회(회장 황규철·42).

대부분 30, 40대인 이들은 해마다 추수가 끝난 11월부터 산간마을 주민을 찾는다. 2002년 태풍 ‘루사’ 때문에 큰 피해를 입은 이 지역 수재민을 위해 봉사활동에 나섰다가 아예 정기적인 활동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황 회장은 “당시 수해를 입은 주민을 돌보고 난 뒤 모두들 산간마을의 열악한 의료 환경에 안타까워했다”며 “얼마후 열린 총회 때 정기봉사활동을 벌이자는 제의가 나왔고 모두 흔쾌히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6일 옥천군내에서 가장 산간마을인 청성면 능월분교를 찾아 올 하반기 첫 의료봉사활동을 벌였다.

양의사와 한의사, 치과의사, 약사 등 11명과 간호사 9명이 출장 의료진을 구성했고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사범과 농협 직원은 주민을 수송할 승합차량 10대를 대기시켰다. 군내 미용사 4명도 이들의 선행에 동참했고 청성농협은 떡국과 과일 등 점심을 제공했다.

이들은 거동이 불편해 진료장을 찾지 못하는 노인을 위해 양한방 협진체제의 ‘왕진팀’을 꾸려 직접 찾아다니며 검진했다.

주민들은 “1년 내내 농사일에 매달리다 보니 관절염과 근육통 등 질병에 시달리면서도 병원을 찾지 못해 어려움이 많았는데 직접 찾아와 진료해서 너무 고맙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황 회장은 “처음 진료활동을 할 때보다 참여하는 의료진이 늘고 있다”며 “앞으로 연간 두 차례 이상으로 횟수를 늘이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위한 장학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20일(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청산면 법화리 마을회관에서 의료봉사활동을 벌인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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