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는 연예기획사, 증시서도 ★ 꿈꾼다

  • 입력 2005년 11월 9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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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SM엔터테인먼트를 향해….’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이 최근 코스닥 등록기업을 인수하거나 인수되는 형태로 주식시장에 속속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실적 부진에 허덕이던 코스닥 일부 기업의 ‘변신 욕구’와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의 ‘증시 상장(上場) 욕구’가 맞아떨어진 것.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의 잇단 증시 등장에 전문가들은 “연예 분야가 본격적으로 산업화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른바 ‘딴따라’ 문화가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디지털케이블 등 다양해진 미디어를 만나면서 ‘콘텐츠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 여기에 ‘한류(韓流)’ 열풍을 타고 수출기업이라는 명분까지 확보하게 됐다. 하지만 유행처럼 번지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의 ‘우회 상장’ 붐을 경계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연예산업이 증시와 만나다

올해 들어 우회 상장을 통해 증시에 진입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늘고 있다.

배우 하지원 하희라 김승우 박은혜 등이 소속된 웰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지난주 코스닥시장 진입을 선언했다. 소프트웨어 유통회사인 소프트랜드가 이 회사를 합병하는 형태지만 실제로는 웰메이드의 우회 상장이다.

얼마 전 가수 신화가 소속된 굿엔터테인먼트는 김치냉장고용 발광다이오드(LED) 표시장치 생산업체인 이스턴테크를 통해 우회 상장했다.

골프공과 골프용 의류를 제조하던 팬텀도 종합엔터테인먼트 회사로 탈바꿈했다. 가수 이수영의 전 소속사인 이가엔터테인먼트가 주도했고, 이병헌 신은경 이정재 강호동 아이비 등이 소속된 연예기획사인 플레이어엔터테인먼트도 합류했다.

이 밖에 유재석 이휘재가 소속된 지패밀리는 올리브나인, 또 전지현 송혜교 정우성 전도연 옥주현 등이 소속된 싸이더스에이치큐는 IHQ로 증시에 얼굴을 내밀었다.

○점차 산업으로 진화하는 연예

콘텐츠시장이 커지면서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이 대형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우선 미디어가 다양해졌다.

공중파 TV나 케이블 채널에만 국한됐던 미디어가 위성 DMB, 디지털 케이블, 인터넷TV(IPTV), 초고속휴대인터넷(와이브로) 등으로 확장됐다. 소비자가 볼 수 있는 채널이 수십 개에서 150개 이상으로 많아졌다.

한류 열풍으로 시장은 한국에서 아시아권으로 넓어지는 추세다.

삼성경제연구소 고정민 수석연구원은 “한류가 연예 관련 산업을 키우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며 “전략적 제휴 등을 잘 활용한다면 미국처럼 대기업화된 엔터테인먼트 회사도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옥석은 가려야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이 직접 상장이라는 정공법 대신 우회 상장을 택한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직접 상장에 필요한 수익성과 안정성 등의 요건을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편법을 택한 게 아니냐는 것.

코스닥시장본부 곽성신 본부장은 “실제로 우회 상장을 택하는 기업 중에는 상장심사에서 한두 차례 탈락한 기업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체들은 “심사 요건이 너무 까다로워 통과를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항변한다.

삼성증권 최영석 수석연구원은 “스타 한두 명이 떠나더라도 시스템을 통해 다시 새로운 스타를 발굴할 수 있는 회사를 잘 가려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우회 상장한 엔터테인먼트 업체들
업체코스닥 기업명내용
웰메이드엔터테인먼트소프트랜드원래 외국계 소프트웨어 유통회사. 하지원 최수종 하희라 김승우 박은혜 등 소속
굿엔터테인먼트이스턴테크김치냉장고용 발광다이오드(LED) 생산업체. 신화 소속
이가·우성·플레이어엔터테인먼트팬텀골프공, 골프용 의류 제조업체. 이병헌 신은경 이정재 강호동 임창정 소속
서세원미디어서세원미디어통신장비 제조업체 씨지아이 인수 뒤 이름 바꿈.종합엔터테인먼트 회사 변신 선언
에이트픽스유아원(UAone)엔터테인먼트모바일 콘텐츠 생산업체인 모바일커뮤니케이션에서 변신. 송병준 씨가 지휘하는 에이트픽스는 현재비 신민아 주연의 ‘이 죽일 놈의 사랑’ 제작 중
지패밀리올리브나인시스템 관리업체 시그엔에서 변신. 유재석 이휘재 소속
태원엔터테인먼트스펙트럼DVDDVD 타이틀 제작 판매업체. 영화 부문에 강점을 둔 종합엔터테인먼트사로 변신 선언
싸이더스HQIHQ속옷회사 라보라에서 변신. 전지현 송혜교 정우성 전도연 옥주현 황정민 한고은 등 소속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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