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총리 “뉴라이트로 가면 갈등 심화 역사 후퇴”

  • 입력 2005년 11월 9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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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는 8일 “한국 사회가 한꺼번에 발전하다 보니 의식과 제도 등 못 따라오는 영역이 있는데 사회학에선 그것을 ‘컬처럴 래그(cultural lag·문화지체)’라고 한다”며 “(최근 일고 있는) 뉴라이트도 지체 현상 중 하나다”고 주장했다.

이 총리는 이날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사회학적 상상력과 한국 사회’를 주제로 서울대 박물관 강당에서 한 특강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라이트는 지키는 것, 레프트는 개혁하자는 것인데 뉴라이트를 정치학에서 뭐라고 표현하는지는 교과서에서 못 본 것 같다”며 “한국 사회는 개혁해야 할 게 훨씬 많은데 뉴라이트로 개혁하면 갈등이 더 심해지고 역사적으로 더 후퇴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7일 출범한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인 제성호(諸成鎬) 중앙대 법대 교수는 “이 총리는 뉴라이트의 의미를 잘못 파악하고 있다”며 “뉴라이트는 개혁을 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점진적이고 합리적인 개혁을 하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제 교수는 “사회를 보는 시각은 좌와 우로 나뉠 수 있는데 이 총리는 한쪽을 부정하는 독선과 아집에 빠져 있다”며 “안정 속에서 개혁을 하자는 반대편의 입장도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또 특강에서 “남북관계에서 ‘퍼주기’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독일 통일에서 볼 수 있듯 북한을 흡수 통일하면 (비용을) 한국이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협력기금 5000억여 원은 국민 1인당 1만 원만 내면 된다”며 “이 비용으로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어 수준을 높여 놓으면 앞으로 통일 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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