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 “전교조동영상 동의 않지만 표현의 자유는 존중”

  • 입력 2005년 11월 9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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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8일 주한 미 대사관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Cafe USA’를 통해 한국 누리꾼들과 채팅을 하고 있다. 버시바우 대사는 대사관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한글로 채팅을 했다. 연합뉴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8일 주한 미 대사관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Cafe USA’를 통해 한국 누리꾼들과 채팅을 하고 있다. 버시바우 대사는 대사관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한글로 채팅을 했다. 연합뉴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일부 시민단체가 제작한 동영상의 관점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표현의 자유는 존중합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8일 한국 누리꾼들과 인터넷 채팅을 했다. 주한 미 대사관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Cafe USA’를 통해서다.

버시바우 대사는 누리꾼들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비판하는 내용의 전교조 동영상에 대해 격론을 벌이자 “젊은 학생들은 최대한 객관적인 방식으로 서로 다른 견해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며 조심스럽게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북한 인권과 6자회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등 한미 간 현안에 대해서도 자신의 견해를 비교적 소상히 밝혔다.

그는 ‘북한의 인권 문제에는 미국의 책임이 크다’는 한 누리꾼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핵무기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100만∼200만 명의 주민을 굶어 죽게 하는 정권, 그리고 노동수용소에 마구잡이로 주민들을 감금하고 있는 정권이야말로 자국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며 “북한 사람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미국의 책임이라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한국 정부가 미국이 제시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서둘러 검토해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기 바란다”며 “이를 해결함으로써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채팅 도중에 “좋은 한국 드라마를 추천해 달라”, “서울의 가을은 제가 태어난 뉴잉글랜드 지역의 가을을 연상시킨다”, “한국에 대한 저와 제 아내의 첫인상은 100% 긍정적이다”라고 하는 등 한국에 대한 친근감을 나타냈다.

이날 채팅은 예정보다 30분을 넘겨 1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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