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주미대사-누리꾼 첫 채팅

  • 입력 2005년 11월 8일 16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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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인터넷에서 누리꾼들과 첫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신임 주한 미국대사는 8일 오후 2시부터 60분 동안 주한 ‘다음’의 미국대사관 카페 ‘Cafe USA’(cafe.daum.net/usembassy)에서 우리나라 누리꾼 20여명과 채팅을 했다. 지난달 16일 부임한 버시바우 대사는 이미 3차례에 걸쳐 카페를 통해 누리꾼들에게 안부를 묻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날 채팅은 북한인권문제 등 현안 질문들로 조금은 무겁게 시작됐다.

스스로를 탈북자라고 밝힌 첫 질문자 ‘석우’는 “북한의 인권개선 상황”에 대해서 물었다.

버시바우 대사는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한미양국은 모든 사안에 있어서 같은 전략적 접근을 취하는 것은 아니지만 동일한 목표를 갖고 있다. 북한 김정일 정권의 정책변화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 주민들의 고통이 미국의 책임이라는 주장엔 동의할 수 없다”며 “핵무기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1백만~2백만명의 북한 주민들을 굶어 죽게 하고, 노동 수용소에 마구잡이로 주민들을 감금하는 북한정권이 전적인 책임을 져야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버시바우 대사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전문적인 질문도 나왔다.

‘곰하나여우둘’은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재개하라고 한국정부에 압력을 가했는지”물었고, 대사는 “미국이 한국정부에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과학적 근거를 서둘러 검토해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철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는 누리꾼들의 말에 대해서는 “미국과 한국정부는 주한미군이 한국의 안보를 위해 계속 남아있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한다. 주한미군은 한국정부가 원하는 한 한국에서 머무를 것”이라고 대답했다.

한류열풍을 이끌고 있는 한국드라마가 주제로 나오면서 일상적인 대화로 넘어갔다.

버시바우 대사는 “한국의 드라마에 관심이 많다”며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을 비롯해 ‘쉬리’ 등을 감상했다. 드라마는 여러분들이 재미있는 것을 권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채팅은 버시바우 대사가 직접 한글 자판을 두드리지는 않았다. 대신에 통역사 두 명과 자판을 입력하는 공보관, 보좌진이 동원됐다.

두 대의 컴퓨터를 사용해서 통역사 한 명은 누리꾼의 질문을 영어로 대사에게 들려주고 다른 한명은 대사의 답을 한국말로 불러줬다. 그러면 공보관은 채팅 화면에 한글로 띄웠다.

美대사관의 안찬모 공보관은 “버시바우 대사가 한국에 오기 전부터 누리꾼과의 만남에 관심이 많았다”며 “앞으로 대사와의 직접적인 접촉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강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주한미대사관 인터넷 커뮤니티인 ‘Cafe USA’는 대사관과 일반인들과의 직접 접촉을 위해 전임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개설했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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