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집 완간은 ‘1000개의 주름을 지닌 철학자’로 묘사될 만큼 다양한 해석의 대상이 되고 있는 니체 사상을 그가 직접 쓴 저술을 통해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니체의 저술은 그의 사후 여동생 엘리자베트와 그의 제자이자 작곡가였던 페터 가스트가 그 일부를 발췌 편집한 ‘권력에의 의지’로 소개되면서 본고장 독일에서조차 ‘파시즘의 철학자’라는 오해를 낳았다. 이러한 해석은 1950년대 큰 논쟁을 불러일으킨 뒤 질 들뢰즈와 자크 데리다 등의 새로운 해석을 거치면서 근대성의 한계를 극복하려 한 선구적 철학자로 끊임없이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이번 전집은 니체 전집의 정본으로 공인된 독일 발터 데 그루이터사의 ‘니체비평전집’ 판본을 채택해 ‘비극의 탄생’ ‘반시대적 고찰’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선악의 저편’ 같은 니체의 공식 저작은 물론 그의 미완성 유고까지 대거 소개했다. 전체 21권 중 14권에 들어간 유고는 국내 첫 번역본이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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