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면 곤란하죠” 자리 박찬 黃교수

  • 입력 2005년 11월 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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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가 7일 미국 뉴욕으로 출국하기 위해 인천공항에 들어서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가 7일 미국 뉴욕으로 출국하기 위해 인천공항에 들어서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서울대 황우석(黃禹錫·52·사진) 석좌교수가 일본 생명공학 석학과의 대담 장소에 갔다가 갑자기 발길을 돌리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이 대담을 주최한 바이오벤처회사 크리스탈지노믹스가 기자들이 배석하는 ‘공개 대담’이라는 사실을 황 교수에게 사전에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황 교수는 7일 오전 8시 서울 관악구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릴리룸에서 항암유전자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일본 도쿄(東京)대 의대 나카무라 유스케(中村祐輔·53) 교수와 1시간가량 대담할 예정이었다. 주제는 ‘게놈과 줄기세포와의 만남, 생명과학의 미래’.

주최 측은 “황 교수가 대담에 적극 응했기 때문에 줄기세포와 항암유전자 분야의 제휴 가능성 등 의미 있는 대화가 기대된다”며 대담을 홍보했다.

하지만 황 교수는 대담 장소에 7, 8명의 기자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여기에 기자들이 어떻게 오게 됐죠”라고 말하고는 그대로 발길을 돌렸다.

당황한 주최 측이 황 교수를 붙들려고 애썼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나카무라 교수와의 대담은 서울대 수의학과 황 교수 연구실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황 교수는 대담 직후 이날 오전 11시 세계줄기세포허브 연구 협의차 미국 뉴욕으로 떠났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일본 측 대담자인 나카무라 교수가 2001년 설립한 ‘온코세라피(OTS)’와 항암제 공동개발을 위한 기술제휴를 맺고 OTS 측으로부터 향후 2년간 120만 달러(약 12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기로 합의한 내용을 대담 직후 발표할 예정이었다.

이 회사 측은 “나카무라 교수 방한을 계기로 두 석학의 대담을 준비했다”며 “황 교수에게 기자들이 배석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리지 않아 이런 불상사가 생긴 것 같다”고 밝혔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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