在美과학자 이대엽, 효소로 암세포만 죽이는 치료법 발견

  • 입력 2005년 11월 7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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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在美) 한국인 과학자가 체내 효소의 기능을 조절해 암세포만 죽일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

미국 미주리 주 스토어스 의학연구소 이대엽(李大燁·35·사진) 박사는 “체내 프로테아좀이란 효소가 단백질을 분해할 뿐만 아니라 단백질의 기능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6일 밝혔다.

생명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 ‘셀’ 4일자에 실린 이번 연구 성과는 정상세포에 해를 끼치지 않고 암세포만 죽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프로테아좀은 제 기능을 못하는 노후 단백질을 분해해 세포의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하는데, 기능이 억제되면 성장 속도가 빠른 암세포만 죽게 되는 항암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었다.

이 박사는 “프로테아좀이 단백질을 파괴하기 위해서는 꼬여 있는 단백질의 실타래를 푸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이 과정을 막으면 새로운 항암효과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항암제가 단순히 프로테아좀의 기능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춘 데 비해, 새로운 항암제는 프로테아좀이 단백질에 작용하는 구체적 과정을 차단하는 데 목표를 둘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박사는 1999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분자 바이러스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미 하워드휴스 의학연구소를 거쳐 2003년 7월부터 스토어스 의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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