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동남부서도 차량방화 잇따라…파리 소요사태 전국확산 조짐

  • 입력 2005년 11월 5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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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교외에서 8일째 계속되고 있는 아프리카계 주민들의 폭력 소요사태가 프랑스 전국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AFP통신과 영국 BBC방송은 “3일 밤부터 프랑스 동부의 디종과 남부 지중해 연안의 마르세유 근교 지역 등 전국에 걸쳐 파리 교외와 유사한 집단방화가 일어났다”고 4일 보도했다.

파리에서 남동쪽으로 300km 떨어진 디종에서는 시내 중심가에서 아프리카계 청년들이 여러 대의 차에 불을 질렀다. 마르세유 근교와 파리 북서쪽으로 120km 떨어진 루앙에서도 이슬람계 주민들이 경찰과 충돌하거나 방화했다.

파리 근교의 소요사태도 연일 계속되고 있다. 3일 밤에는 파리 서쪽 트라프의 버스 차고에 있던 버스 27대가 불에 타며 폭발음이 이어졌다. 샤를드골 공항 주변에서는 카펫과 바닥장식재가 쌓인 창고가 화염에 휩싸여 전소됐다. 3일 밤에서 4일 새벽까지 프랑스 전역에서 500대 이상의 자동차가 불에 탔다.

이날 밤 파리 북부 세브랑에서는 버스에서 내리던 중년 장애인 여성이 화염병을 맞아 중화상을 입는 불상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같이 소요가 심화되자 일부에서는 3일 라마단(이슬람 금식 기간)이 끝나면서 소요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프랑스 엥포 라디오는 아프리카계 청소년들이 “4일부터 전쟁에 들어간다”고 선언하는 육성을 전했다.

중도우파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사회당 소속인 베르트랑 들라노에 파리 시장은 유럽 1라디오에 출연해 “정부가 질서를 확립하고 시민들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으며 이는 교외 주민들을 위한 예산을 거듭 축소해 온 탓”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경찰의 검문을 피해 달아나다 변압기에 들어가 감전사하면서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된 아프리카계 10대 소년 2명의 유가족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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