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쉿! 골프장에 노루가족이 나타났어요

  • 입력 2005년 11월 4일 0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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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퀸즐랜드 쿠랄빈밸리 골프장의 캥거루, 미국 하와이 마우나케어 골프장의 칠면조 무리처럼 해외 골프장에서나 볼 수 있는 야생 동물을 제주지역에서 만날 수 있다.

1일 오후 제주시 오라골프장 서코스 6번홀. 골퍼가 티샷을 하는데도 노루 한 마리가 도망가기는커녕 가만히 앉아 스윙을 감상(?)하는 것처럼 보였다.

제주지역 대표적인 야생 동물인 노루들이 골프장을 새로운 서식처로 만들며 골퍼에게 이색적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것.

예전에도 한두 마리가 골프장에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올해는 새끼 노루와 동행한 노루 일가족이 한꺼번에 나타나고 있다.

특히 야생 노루는 골프장 이용객이 3, 4m까지 접근하거나 인기척이 들려도 달아나지 않는다.

오라골프장 양경홍 전무는 “야생 노루가 골프장 잔디를 뜯어먹거나 그린을 망치는 일이 많아졌다”며 “골프장을 찾은 내장객에게 이국적인 정취를 선사해 피해를 감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루가 자주 나타나는 골프장은 오라골프장 서코스와 남코스, 제주골프장 서코스, 나인브릿지골프장 하일랜드코스. 골프장 페어웨이 부근 숲 속에 있다가 오전 5∼6시, 오후 4∼6시에 떼 지어 출몰한다.

한라산연구소 오장근 연구원은 “노루들이 먹이와 물이 풍부한 골프장 주변에 서식처를 만들었다”며 “들개나 밀렵꾼의 위협이 없을 뿐만 아니라 어릴 때부터 사람 모습을 자주 접하면서 경계를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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