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세나협회장 선출된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 입력 2005년 11월 4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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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문화예술계 지원은 여유 있는 대기업만 할 수 있는 ‘사치’가 아닙니다. 중소기업이라고 해도 지금 당장 회사 로비에서 음악회를 열고 사무실 복도 벽을 이용해 회화전을 갖기 시작해 지속적으로 해 나간다면 반드시 결실을 보게 될 겁니다.”

고(故) 박성용(朴晟容)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제6대 한국메세나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된 박영주(朴英珠·64·사진) 이건산업 회장. 3일 취임 기자간담회를 가진 박 회장은 “기업의 문화 지원은 직원들의 자긍심과 창의성을 높여줘 결국에는 기업 자신과 최고경영자(CEO)가 가장 큰 혜택을 보게 되는 활동”이라며 “중소기업도 기업 메세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화 예술 지원을 위한 기업인 모임인 한국메세나협의회에는 200개 회사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박 회장은 1989년 이건재단을 설립해 문화예술 후원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1990년 프라하 아카데미 목관 5중주단 공연으로 시작된 ‘이건음악회’는 16년째 서울, 인천, 대전, 부산 등 전국 각지를 순회하며 열렸다.

박 회장은 이건산업이 목재업을 벌이고 있는 솔로몬 군도에도 국립미술관을 지어주고 의료, 교육활동을 지원해 왔으며, 칠레에서는 미술대회를 열어 왔다. 이런 문화예술 지원은 기업경영에 보이지 않는 자원이 됐다.

“솔로몬 군도에서 내전이 벌어졌을 때 우리 직원이 지프를 타고 가다가 반군에게 차를 빼앗겼어요. 그런데 다음 날 반군 사령관이 사과 편지와 함께 지프를 돌려보내줬더군요. 당시 솔로몬 군도에서 다른 기업은 다 떠나야 했지만, 우리 회사는 끄떡없이 기업 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판화 수집가이면서 음악에도 조예가 깊은 박 회장은 “기업체마다 하나의 예술단체(연극, 무용, 음악, 미술 등)를 지원하는 ‘1사1문화’ 사업을 열정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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