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수표교 어디로 가오리까

  • 입력 2005년 11월 4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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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계천에 수표교(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8호·사진)를 원형 원위치에 복원할지를 놓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

수표교의 원래 자리는 중구 청계 3가였으나 1959년 중구 장충동 장충단공원으로 옮겨졌다. 서울시는 수표교를 청계천에 옮기면 오히려 문화재가 훼손된다며 이전을 반대하는 반면 문화재청은 수표교가 청계천의 역사적인 유물인 만큼 원형 원위치에 복원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서울시 문화재위원회는 2일 정례회의에서 수표교의 석재가 부실한 상황에서 원위치에 옮기면 훼손될 우려가 있어 그대로 두는 게 낫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고 3일 밝혔다.

시는 문화재위원회의 의견과 복원 설계안 등을 조만간 문화재청에 제출할 방침이다.

수표교의 길이는 27m로 청계천 폭(22m)보다 넓다. 수표교를 청계천에 옮겨올 경우 이 구간의 하천 폭을 양 방향으로 2.5m가량 넓혀야 한다. 이에 따라 청계천변 양방향 도로도 곡선 형태로 굽어지게 된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현실적인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수표교를 원래 자리에 옮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화재청 사적분과위원회 한영우(韓永愚·서울대 명예교수) 위원장은 “수표교는 서울시 지정 문화재여서 제자리 복원 여부는 시에서 결정할 수 있지만 지난해 수표교를 원형 원위치에 복원하기로 (서울시와) 합의한 만큼 그 약속은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종로구 서린동에 복원된 광통교처럼 훼손된 옛 석재를 요즘 석재로 보완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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