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결지킨 미국 고교생 대학진학률 2배 높다

  • 입력 2005년 11월 4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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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돔을 사용하도록 ‘안전한’ 성교육을 해야 한다.” “아니다, 혼전 순결을 지키도록 ‘금욕’ 교육을 해야 한다.”

청소년 성교육 논쟁으로 정치권까지 시끄러운 미국에서 후자의 손을 들어 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순결을 지키는 학생들의 대학진학률이 성 경험이 있는 학생들에 비해 2배나 높으며 미래에 돈도 훨씬 많이 벌 수 있다는 내용이다.

보수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로버트 렉터, 커크 존슨 연구원은 최근 ‘10대의 순결과 학업 성취도’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18세 이전에 성 경험을 한 학생의 대학진학률이 22.6%인 반면 성 경험을 하지 않은 학생의 대학진학률은 42.5%로 두 배에 가깝게 높았다고 밝혔다.

또 성 경험을 한 학생의 고교 자퇴 비율은 21.3%인 반면 그렇지 않은 학생의 자퇴 비율은 8.6%에 그쳤다. 퇴학을 맞는 학생의 비율도 성 경험이 있는 학생이 9.9%인 데 비해 성 경험이 없는 학생은 3.5%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는 17개 미 연방기관이 미국의 중고교생 1만4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건강 관련 데이터를 재분석한 것. 순결을 지키는 학생들은 주로 부모의 교육 수준이 높고, 수입이 높은 집안에 많았고 아시아 출신이 특히 많았다.

이에 따라 두 연구원은 가족의 수입이나 인종, 부모의 교육 수준 등 다양한 변수를 감안해 동일한 사회경제적 배경을 지닌 학생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역시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아기의 출산으로 인한 자퇴 가능성을 감안해 미혼모들은 분석 대상에서 배제했는데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나아가 성 경험이 있는 학생 중 콘돔 사용 여부를 구분해 분석한 결과 콘돔 사용자의 학업성취도가 다소 높긴 했으나 그 결과가 크게 다르진 않았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임신과 성병을 피하는 안전한 성교육은 적절한 해결책이 아니라는 게 증명됐다는 주장인 셈이다.

보고서는 성 경험이 없는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평생 훨씬 부자로 살게 된다는 전망도 내놨다.

고교 중퇴자, 고졸, 대졸 성인이 각각 평생 벌어들이는 평균수입이 85만, 115만, 203만 달러라는 미 인구조사국 자료를 토대로, 순결을 지킨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일생 평균 16%(약 37만 달러) 더 많은 소득을 올리게 된다는 것.

보고서는 “오늘날 10대 숫처녀나 숫총각은 괴짜나 부적응자로 취급되기 일쑤”라며 “순결을 지킨 10대가 학업에서나 금전적으로 좀 더 성공적인 인생의 승자가 될 것이라는 점을 청소년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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