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성교육 논쟁으로 정치권까지 시끄러운 미국에서 후자의 손을 들어 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순결을 지키는 학생들의 대학진학률이 성 경험이 있는 학생들에 비해 2배나 높으며 미래에 돈도 훨씬 많이 벌 수 있다는 내용이다.
보수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로버트 렉터, 커크 존슨 연구원은 최근 ‘10대의 순결과 학업 성취도’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18세 이전에 성 경험을 한 학생의 대학진학률이 22.6%인 반면 성 경험을 하지 않은 학생의 대학진학률은 42.5%로 두 배에 가깝게 높았다고 밝혔다.
또 성 경험을 한 학생의 고교 자퇴 비율은 21.3%인 반면 그렇지 않은 학생의 자퇴 비율은 8.6%에 그쳤다. 퇴학을 맞는 학생의 비율도 성 경험이 있는 학생이 9.9%인 데 비해 성 경험이 없는 학생은 3.5%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는 17개 미 연방기관이 미국의 중고교생 1만4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건강 관련 데이터를 재분석한 것. 순결을 지키는 학생들은 주로 부모의 교육 수준이 높고, 수입이 높은 집안에 많았고 아시아 출신이 특히 많았다.
이에 따라 두 연구원은 가족의 수입이나 인종, 부모의 교육 수준 등 다양한 변수를 감안해 동일한 사회경제적 배경을 지닌 학생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역시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아기의 출산으로 인한 자퇴 가능성을 감안해 미혼모들은 분석 대상에서 배제했는데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나아가 성 경험이 있는 학생 중 콘돔 사용 여부를 구분해 분석한 결과 콘돔 사용자의 학업성취도가 다소 높긴 했으나 그 결과가 크게 다르진 않았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임신과 성병을 피하는 안전한 성교육은 적절한 해결책이 아니라는 게 증명됐다는 주장인 셈이다.
보고서는 성 경험이 없는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평생 훨씬 부자로 살게 된다는 전망도 내놨다.
고교 중퇴자, 고졸, 대졸 성인이 각각 평생 벌어들이는 평균수입이 85만, 115만, 203만 달러라는 미 인구조사국 자료를 토대로, 순결을 지킨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일생 평균 16%(약 37만 달러) 더 많은 소득을 올리게 된다는 것.
보고서는 “오늘날 10대 숫처녀나 숫총각은 괴짜나 부적응자로 취급되기 일쑤”라며 “순결을 지킨 10대가 학업에서나 금전적으로 좀 더 성공적인 인생의 승자가 될 것이라는 점을 청소년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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