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지역 교육혁신 세미나서 비판 봇물

  • 입력 2005년 11월 3일 07시 31분


코멘트
대구에서 열린 교육 관련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이 교육 덕분에 고성장을 한 한국이 이제 교육 때문에 망하고 있다며 대책을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대구교육공동체시민연합’(상임대표 이진우·李鎭雨 계명대총장)과 대구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는 2일 대구의 계성초등학교에서 ‘한국 교육, 이제는 혁신해야 한다’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주제발표를 한 교수 4명은 평준화와 교원 평가 등 교육 현안에 대해 비판했다.

‘한국교육의 위기와 대안’을 발표한 명지대 김진성 교수는 “세계 각국이 교육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에 몰두하고 있는데도 한국은 거꾸로 가고 있다”며 “평준화로 대표되는 정부의 평등주의적 교육정책이 교육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학부모들이 교육정보를 학원에서 찾을 정도로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뿌리 깊다”면서 “다양한 사람을 다양한 방식으로 가르쳐야 하는 것이 교육의 본질인데도 획일적인 평준화 정책을 고집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평준화 교육, 이제는 재검토해야 한다’를 발표한 공주대 이명희 교수는 “국민의 교육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도 교육 수요자들이 다양한 교육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국가가 평준화를 국민에게 강요하다시피 하는 것은 헌법정신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평준화를 당장 폐지하기보다는 우선 사립학교를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하고, 정부는 그 결과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식으로 추진하는 게 좋겠다”며 “공립 평준화 학교에 대해서는 정부가 투자를 늘려 교육의 질을 높여나가는 정책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교육계의 민감한 현안이 된 교원평가에 대해 경주대 전제상 교수는 “교원평가는 교사 개인의 승진 문제를 넘어 전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교원평가를 합리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학교 뿐 아니라 학부모 단체 등 교육공동체가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외국의 경우 교사 전문성을 높이는 측면과 함께 학생지도 능력을 정밀하게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대구교육청 등을 방문한 김진표(金振杓) 교육부총리는 교원평가제와 관련해 “교육의 질을 높이는 한편 부적격 교사를 걸러내기 위한 제도인 만큼 내년 2학기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