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기업간 상생경영]추천도서 ‘세계의 지역혁신체계’

  • 입력 2005년 11월 3일 03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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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와 지식정보화 시대에 국가 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국가 전략은 무엇일까?

11명의 연구자들이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함께 공동 연구한 ‘세계의 지역혁신체계(Global Innovation Clusters)’에서 그 해답의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은 미국 실리콘밸리와 루트128, 영국의 케임브리지 테크노 폴과 셰필드의 문화산업 클러스터, 캐나다의 몬트리올 멀티미디어 시티, 프랑스의 소피아 앙티폴리스와 테크노 폴메츠 2000, 이탈리아의 밀라노, 독일의 바덴뷔르템베르크, 스웨덴의 시스타, 일본 도쿄 오타 구, 대만의 신주, 중국의 중관춘 등 지역혁신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에 대한 분석을 통해 지역혁신을 가져온 다양한 성공요인을 파악하고, 앞으로 한국 사회에서 혁신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데 어떠한 요인들과 가능성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인지 탐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역혁신체계’란 무엇이고 선진국들이 지역혁신체계를 구축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지역혁신체계’를 지방정부, 지방대학, 지역기업, 연구소 등 다양한 지역 내 혁신주체들이 새로운 연구개발, 신제품 생산, 행정제도 개혁, 문화 활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서로 역동적으로 협력하고 학습함으로써 새로운 혁신을 창출하고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체계라고 설명하였다. 또한 지역혁신체계의 구축이 필요한 근본적 이유에 대해 혁신 주체들 간의 네트워킹이 ‘국가’보다 역동적이고 신축적인 ‘지역’을 단위로 이루어지면서 지역수준의 경쟁력이 중요한 변수로서 작용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이 책은 지역혁신 과정의 중요한 요인을 지역의 실상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지역대학, 기업, 지자체 등 지역의 혁신 주체라고 보고 지역혁신 과정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이들 간에 공동학습과 혁신창출을 통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수 있는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선진 각국의 사례에서도 대학과 인접 지역의 첨단산업단지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 간의 네트워크, 기업과 기업 간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정부와 지역주민까지 연계한 네트워크의 형성이 성공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하나의 지역혁신 클러스터가 출현하는 과정에는 다양한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여러 단계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이렇듯 지역혁신의 성공과 관련된 메커니즘이 다양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산업별 지역별 나라별 시기별로 수많은 차이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며, 따라서 한나라의 성공사례를 그대로 모방한다고 해서 또 하나의 성공을 담보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어떤 사례에서, 어떤 시기에, 어떤 메커니즘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는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책에 소개된 각 사례의 저자들은 선진국 지역혁신 사례의 연구를 통해 지역혁신을 불러온 다양한 변수와 지역혁신을 가능케 한 메커니즘을 심층 분석함으로써 한국사회의 지역혁신체계 수립과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한 전략과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5년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넘어선 이후 10년 동안 마의 1만 달러대 정체를 벗어나지 못한 채 선진국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영학자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는 그의 저서 경쟁론에서 ‘선진경제로 진입하기 위한 필수조건 중 하나는 운영이 잘되는 클러스터를 개발하는 일이다’라고 밝혔다. 지역혁신체계를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의 창출이 바로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절박한 국가전략인 것이다.

임민영 산업정책연구원 경쟁력연구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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