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기업간 상생경영]대한민국 산업특별시 기업희망구

  • 입력 2005년 11월 3일 03시 12분


코멘트
그래픽=강동영 기자
그래픽=강동영 기자
수십 대의 타워크레인, 쩌렁쩌렁 울리는 공사음….

휴전선 인근 낙후 지역이던 경기 파주시가 110만 평 규모의 세계 최대 LCD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경기도와 파주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LG필립스LCD가 손을 잡고 건설하는 이 거대 LCD단지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산업계에서 ‘도시-기업 상생(相生) 경영’의 성공적인 실험 무대로 주목하고 있다.

도시 기업 간 상생-협력 경영이 기업경영의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지자체들이 기업 유치 활동에 적극 나선 가운데 전국경제인연합회도 ‘기업도시’ 건설에 앞장서고 있다.

지역과 기업의 협력은 지방 경제 활성화와 산업의 경쟁력 제고 등 적잖은 성과를 안겨 주고 있다.

○ 상생 경영의 모델로 부상한 파주 LCD단지

LG필립스LCD와 협력업체의 투자 유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기도와 파주시가 제공한 행정서비스는 놀랄 만한 수준이었다.

2003년 2월 투자양허각서(MOU) 체결 이후 1년여 만에 파주시가 사업계획을 승인한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LG그룹 관계자들은 경기도와 파주시 공무원들이 공장 부지에 있던 460여 개 묘 주인을 일일이 만나 이장(移葬)시킨 것에 대해 “열정에 감동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3만5000여 개의 일자리와 2010년 200억 원에 이르는 세수(稅收) 증가분 등 LCD단지 조성 이후 기대되는 파급 효과에 파주시 등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LG필립스LCD도 7월 파주시와 상호 협력을 위한 문서를 교환하면서 파주 시민 우선 채용과 지역 농축산물 애용 등을 약속했다.

○ 기업과 지역의 ‘윈윈 게임’

파주 LCD단지는 전형적인 산업 클러스터 모델이다. 클러스터는 기업 대학 연구소 등이 특정 지역에서 네트워크를 구축해 기술 개발, 부품 조달, 인력 정보 교류 등 상호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

대표적인 클러스터는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지자체와 협력해 건설한 도요타(豊田) 시와 미국의 실리콘밸리. 1990년대 초반 미국의 경영학자인 마이클 포터 교수가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클러스터가 중요하다’고 역설한 이후 세계 각국은 정부 주도로 클러스터 조성 경쟁에 들어갔다.

한국 정부도 지난해 ‘산업단지 혁신 클러스터 사업’을 위한 7개 시범단지를 선정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의료 산업 클러스터로 도약하고 있는 강원 원주시.

원주시와 연세대 원주캠퍼스, 66개의 벤처 의료기기 업체가 중심이 돼 의료산업 메카로 자리 잡았다.

원주시 테크노밸리센터 송창린 창업지원담당은 “내년부터 의료 관련 대기업들이 추가로 입주하면 지역경제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제2의 도요타 시’를 꿈꾸는 전경련

전경련은 2003년 정부에 깜짝 제안을 했다. 일본의 도요타 시와 같은 기업도시를 한국에도 만들자는 것이다. 이는 산업 클러스터 개념에 교육, 의료, 문화시설을 강화해 스스로 자족할 수 있는 ‘그들만의 도시’를 만들자는 시도다.

전경련은 당시 △기업 투자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 활성화 △네트워크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 기대 등을 근거로 기업도시를 제안했다.

이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지자체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올 8월 6개 시범사업 지역과 참여기업이 선정됐다.

유재준 전경련 기업도시팀장은 “공장만 있고 교육, 문화, 의료 등 기반시설이 없는 산업단지는 큰 호응을 얻지 못한다”며 “기업도시 내에 외국계 중고등학교 유치와 의료기관 운영이 금지된 점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박현진 기자 witness@donga.com

-끝-

●내가 평생 동안 노력한 것

내가 평생 동안 노력한 것은 새롭고도 놀라운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일을 하거나 만드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나 스스로 즐거웠고 만족했다.

― 월트 디즈니, 디즈니 창업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