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문은 전현직 외교 및 정보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CIA가 2001년 9·11테러 직후부터 태국, 아프가니스탄, 동유럽 일부 국가 등 8개국과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내에 비밀 수용소를 운영해 왔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태국과 관타나모 수용소 내 시설의 존재가 알려지자 CIA는 각각 2003년과 2004년 시설을 폐쇄하고 수감자들을 다른 비밀 시설로 이감시켰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덧붙였다.
백악관, CIA, 법무부 기밀문서에 ‘블랙 사이트(black sites)’라고 표기된 이 시설들의 존재와 위치는 극소수 미국 고위 관료와 비밀 시설이 위치한 국가의 대통령, 정보요원들만 알고 있다고 정보 관계자들이 귀띔했다.
CIA가 해외에 비밀 시설을 설치해 온 것은 미국 내에서 비밀 수용소를 운영하는 것이 불법이기 때문. 하지만 이 시설들에서는 물고문 등 유엔 고문금지협약과 미 군법에서 금지된 행위들도 자행되고 있어 현지법에도 저촉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비밀 수용소에 수감된 100여 명 중 30여 명의 핵심 용의자들은 동유럽 등에서 CIA의 직접 관리하에 외부 세계와 철저히 차단돼 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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