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구려, 艸丁” 김상옥 시인 1주기 수필집-시전집 출간

  • 입력 2005년 11월 3일 03시 06분


코멘트
10월 31일로 작고 1주기를 맞은 시조 시인 초정 김상옥(艸丁 金相沃·사진)을 기리는 ‘김상옥 시전집’이 창비에서 출간됐다. 이와 함께 소설가 박경리 씨 등 문화 예술계 인사 36명이 초정과 맺은 인연을 소재로 쓴 글을 모은 수필집 ‘그 뜨겁고 아픈 경치’가 고요아침에서 나왔다.

수필집의 ‘그 뜨겁고 아픈 경치’라는 제목은 초정의 한 자서시(自敍詩)에서 따왔다. “눈 덮인 하늘 밑창 발톱마저 물러 빠져/뜨겁고 아픈 경치를 지고 나 예꺼정 왔네’라며 자신의 생애를 돌아본 시다.

문학평론가 이어령 씨는 “초정 김상옥 선생의 글은 여름 소낙비가 지나고 난 뒤의 흙냄새 같다. 그것이 그림이 되면 골짜기의 난향(蘭香)으로 변하고, 붓글씨가 되면 은은한 연적의 묵향(墨香)으로 바뀐다”고 평했다.

이 밖에 이번 수필집에는 평생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던 음악가 윤이상과의 우정, 작품 값으로 받은 집 한 채 값의 큰돈을 가난한 친구의 부인에게 준 이야기 등 초정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일화들을 드러내는 글들이 실려 있다.

시 전집은 1947년 발표된 첫 시조집 ‘초적’부터 노년의 시집 ‘느티나무의 말’까지 시조, 동시, 시, 미간행 유고 등을 망라했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