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집의 ‘그 뜨겁고 아픈 경치’라는 제목은 초정의 한 자서시(自敍詩)에서 따왔다. “눈 덮인 하늘 밑창 발톱마저 물러 빠져/뜨겁고 아픈 경치를 지고 나 예꺼정 왔네’라며 자신의 생애를 돌아본 시다.
문학평론가 이어령 씨는 “초정 김상옥 선생의 글은 여름 소낙비가 지나고 난 뒤의 흙냄새 같다. 그것이 그림이 되면 골짜기의 난향(蘭香)으로 변하고, 붓글씨가 되면 은은한 연적의 묵향(墨香)으로 바뀐다”고 평했다.
이 밖에 이번 수필집에는 평생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던 음악가 윤이상과의 우정, 작품 값으로 받은 집 한 채 값의 큰돈을 가난한 친구의 부인에게 준 이야기 등 초정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일화들을 드러내는 글들이 실려 있다.
시 전집은 1947년 발표된 첫 시조집 ‘초적’부터 노년의 시집 ‘느티나무의 말’까지 시조, 동시, 시, 미간행 유고 등을 망라했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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