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또 합당? 불륜에도 지조가 있어야지”

  • 입력 2005년 11월 2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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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재선거 참패 이후 열린우리당 내 갈등이 심화된 가운데 친노 직계 그룹인 염동연(廉東淵) 의원이 민주당을 포함한 개혁 세력의 재통합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민주당은 “불륜도 지조가 있어야 한다. 정도껏 하라”며 짜증스런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은 2일 염동연 의원의 ‘민주당과의 합당’ 발언에 대해 “합당 얘기는 흘러간 옛 노래로 노래방에도 없는 노래”라고 비꼬았다.

민주당 유종필(柳鍾珌)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열린우리당은 당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민주당과의 합당 얘기를 꺼내든다”며 “현재 열린우리당의 전국 평균 지지율은 13%안팎으로 민란 수준의 집권당 지지도”라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자기네 당의 위기에 왜 남의 당을 끌어들이는지 알 수가 없다”며 “민주당과 우리당의 합당은 이미 끝난 이야기”라고 못 박았다.

유 대변인은 이어 “염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할 때 ‘마음은 두고 몸만 간다’고 말했다”며 “그럼 다시 몸만 걸어서 민주당으로 오면 될 일이지 왜 합당을 얘기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염 의원은 작년 총선 직후에는 ‘국민들이 민주당은 없어져라 하는 명령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런 민주당에 다시 손을 내미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먹던 물에 침 뱉고 나간 분이 다시 그 물을 먹으려면 최소한 ‘미안하다’는 표시는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유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은 한나라당과의 동거정부를 구성하자는 대연정을 제안했고, 염 의원은 대연정의 전도사가 되겠다고 선언했었다”며 “불륜도 지조가 있어야 한다. 오늘은 이 사람 내일은 저 사람에게 집적거리는 것은 도의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염동연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전통 개혁세력들의 재결집이 필요하다”며 “민주당과의 합당은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또 지난달 31일에는 “민주당과의 통합을 위한 문은 항상 열려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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