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개교 5년만에 전국적 명성 쌓은 강원예술고

  • 입력 2005년 11월 2일 0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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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시 금학동 거리에서는 매주 목요일 오후 학생들의 작은 연주회가 열린다. 행인의 발길을 붙잡는 연주회는 강원예술고교(교장 김중철· 金重喆) 음악과 학생들의 거리 음악회.

시끄러운 도심에서 울려 퍼지는 음향은 음악을 전혀 모르는 문외한이라도 한번은 발길을 멈출 정도로 매혹적이다.

강원예술고는 올해로 개교 5년째인 특수목적 예술고. 음악과(성악 기악 작곡 국악), 미술과(한국화 서양화 조소 디자인), 무용과(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 댄스 스포츠)에 모두 9학급이 있다.

역사가 짧은데도 서울대를 포함한 서울 지역 대학에 2004년 88명, 올해 89명 등을 합격시켰다. 전국 규모의 콩쿠르와 실기대회에서도 괄목할 성적을 거둬 전국 예술고 사이에 부러움과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강릉시 구정면 제비리 4만평에 자리 잡은 학교건물은 경관이 수려해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아름다운 학교’ 표창을 받았다. 건물은 외관뿐만 아니라 내부설계도 학생이 마음껏 실기를 연마할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을 갖췄다.

외지학생은 전원 기숙사에서 생활해 학업에 열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개인 연습실이 마련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연습할 수 있다. 밤 12시가 훨씬 넘은 시간에도 학교 곳곳에서 지도교사와 학생의 실기실습이 이어진다.

대학진학에 필요한 필수과목과 전공에 전념하고 있다는 김지은(무용과 3년) 양은 “일반계 학교와 달리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입학한 만큼 모두가 학교생활에 만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전교생 271명에 교사와 강사가 100여명으로 교사 1인당 담당학생 비율은 2.7명 정도. 최고 수준의 실기강사를 확보해 개인적성과 능력에 맞춘 맞춤형 개별지도는 물론 학생이 스스로 교사를 선택해 지도 받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중학교 때 까지만 해도 말썽을 많이 부렸는데 학교에 진학하고부터 식탁에서 학교 얘기를 하며 행복하다는 말을 자주해 집안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예술적 상상력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체험행사와 함께 매주 토요일에는 2시간씩 독서시간을 운영한다. 지난달 중순에는 자체적으로 기획한 독서퀴즈대회 ‘대북을 울려라’를 개최했다.

김중철 교장은 “많은 예술 영재들이 마음껏 배우고 기량을 연마할 수 있도록 최상의 환경조건을 제공하기 위해 더욱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최창순 기자 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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