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MVP 롯데 손민한 “MVP보다 우승반지 끼고 싶다”

  • 입력 2005년 11월 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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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PAVV 2005 프로야구 MVP를 차지한 손민한(왼쪽)과 신인왕 오승환이 어깨동무를 한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손민한이 들고 있는 트로피의 야구공 모형은 순금이 30냥 넘게 들어간 것으로 시가 2000만 원이 넘는다. 연합뉴스
삼성 PAVV 2005 프로야구 MVP를 차지한 손민한(왼쪽)과 신인왕 오승환이 어깨동무를 한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손민한이 들고 있는 트로피의 야구공 모형은 순금이 30냥 넘게 들어간 것으로 시가 2000만 원이 넘는다. 연합뉴스
“마운드에 설 때보다 더 떨리네요. 평생 처음이거든요.”

삼성 PAVV 2005 프로야구 MVP 투표가 실시된 31일 서울프라자호텔. 투표 직전 롯데 손민한(30)의 얼굴은 다소 상기되어 있었다.

반면 강력한 경쟁자인 삼성 신인 오승환(23)의 얼굴은 마운드에서처럼 변함이 없었다. ‘돌부처’의 얼굴엔 옅은 미소조차 지나가지 않았다.

잠시 후 투표 결과가 공개됐다. 초반은 박빙. 손민한과 오승환이 나란히 7표씩을 얻었다. 그러나 이후 손민한이 질주하기 시작하더니 결과는 예상외로 그의 독주로 끝났다.

프로야구 기자단의 총 유효표 88표 중 55표 획득. 오승환은 20표에 그쳤다.

손민한은 롯데 선수로는 1984년 최동원(현 한화 코치) 이후 21년 만에 정규 시즌 MVP를 차지했고 1986년 플레이오프 도입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탈락 팀 출신의 MVP가 됐다.

손민한은 부상으로 2000만 원 상당의 순금 야구공이 얹힌 크리스털 트로피를 받았다.

그러나 오승환 역시 빈손으로 돌아간 것은 아니었다. 오승환은 MVP 발표 직전에 실시된 신인왕 투표에서 총 88표 중 무려 85표를 얻으며 일생에 한 번뿐이라는 신인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05 프로야구 부문별 수상자

부문이름성적
최우수선수(MVP)손민한롯데-
신인왕오승환삼성-
다승손민한롯데18승
평균 자책손민한롯데2.46
승률오승환삼성0.909
탈삼진배영수삼성147
리오스두산
세이브정재훈두산30
홀드이재우두산28
홈런래리 서튼현대35
타점래리 서튼현대102
장타력래리 서튼현대0.592
수위 타자이병규 LG0.337
최다 안타이병규 LG157개
도루박용택LG43
득점박용택 LG90
제이 데이비스한화
출루율김재현SK0.445

▼“재투표 갈줄 알았는데 뜻밖의 결과”▼

―MVP로 뽑힌 소감은….

“기쁘기도 하지만 혼자만 이 자리에 선 자신이 부끄럽고 동료 선수들한테 미안하다. 내년에는 우승을 해서 개인이 아니라 선수들과 함께하고 싶다. MVP 트로피를 우승 반지와 바꿀 수 있다면 당장 바꾸고 싶다.”

―MVP를 기대하고 있었나.

“개표 후 처음 팽팽하게 진행돼 ‘재투표를 하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가족과 동료 선수, 코칭스태프 등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다.”

―오승환 선수를 칭찬한다면….

“같은 포지션이자 선배 투수로 봤을 때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얼굴 표정이 아주 인상적이다. 팀 타자들 말로는 여느 투수들과는 볼 끝도 다르다고 하더라.”

▼“10년, 15년가는 선수되겠다”▼

▽신인왕 오승환=신인으로서 큰 상을 받았다.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내년, 내후년, 10년, 15년 동안 흐트러짐 없는 선수가 되겠다. MVP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나는 오히려 담담한데 주위 분들이 그런 질문들을 많이 하셨다. 성적으로만 봐도 손민한 선배보다는 내가 한참 아래다. 손 선배 같은 최고투수가 될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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