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전교조 홈피 反APEC 교육자료 부시비하 동영상 물의

  • 입력 2005년 11월 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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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나라당은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관련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부산지부가 제작한 교육자료가 교육에 부적합하다고 지적했고, 정부 측도 이에 수긍해 ‘사용 금지’ 방침을 밝혔다.

한나라당 김기현(金起炫) 의원은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와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상대로 전교조 부산지부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있는 APEC 정상회의와 관련한 ‘계기교육’ 동영상 자료를 본회의장에서 틀어 보였다. 계기교육이란 어떤 사건을 계기로 교육과정에 없는 내용을 별도로 수업하는 것을 말한다.

전교조 부산지부가 제작한 이 동영상에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얼굴을 한 캐릭터가 천박한 언행을 하는 것으로 나온다. 김 의원에 따르면 전교조 자료는 17분 29초 분량으로 APEC 정상회의에 참여하는 국내외 지도자들을 희화화하며 APEC 정상회의를 반대하는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동영상에서 부시 대통령의 캐릭터는 ‘퍼킹(fucking)’ 등의 비속어를 남발하며 “(오사마 빈 라덴에게) 이거 테러하는 새끼들 다 때려잡아야 돼” “(미국 뉴올리언스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지역에서) 사람 많이 죽은 거 이거 테러 아냐?” “(한국의 촛불시위에 대해서는) 이 촛불 든 새끼들 다 테러리스트 아냐? 까라면 까야지” 등의 말을 하는 것으로 돼 있다.


그리고 이 동영상은 결론으로 “APEC 정상회의는 기업가와 가진 자들만을 위한 것이므로 반대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는 것.

김 의원은 “국회의원이 아니라 학부모로서도 경악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자료가 교육의 중립성을 지킨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 총리는 “어떤 맥락에서 그 자료가 만들어졌는지 모르겠지만 얼핏 봐서는 중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이 동영상 자료를 만든 전교조 부산지부의 교수학습과정안은 APEC 정상회의의 긍정적 효과를 나타낸 것은 1쪽에 불과하고 부정적 영향을 드러낸 것이 30쪽 분량으로 아주 치밀하다”면서 “계기교육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고 김 부총리에게 재차 물었다.

김 부총리는 “부적합하다”며 “이 자료가 계기교육에 쓰이지 않도록 지시하고, 쓰인다면 의법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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