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소진관사장 “수출비중 50~60%는 돼야 생존”

  • 입력 2005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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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한 기자
전영한 기자
“경쟁 업체들이 새로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속속 내놓는 상황에서 내수 수요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수출은 쌍용차의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선택입니다.” 쌍용자동차의 체질이 바뀌고 있다. ‘내수 기업’에서 ‘수출 기업’으로의 변신이다.

지난해 쌍용차의 수출 비중은 전체 생산량의 27%. 2003년에는 10%에 그쳤다. 이에 비해 올해는 전체 판매량의 48%를 수출로 채울 전망. 지난해 3만7500대를 수출했던 쌍용차는 올해 10월까지 벌써 5만5000대를 수출했다. 올해 예상은 6만8500대다.

그러나 쌍용차 소진관(53·사진) 사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수출이 50∼60% 정도는 되어야 적정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생산량을 기준으로 해도 내년에 8만 대 이상은 수출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매출액의 1% 수준인 해외 마케팅 비용을 내년에 1.6%까지 늘리기로 했다.

소 사장은 쌍용차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던 1999년 12월 사장에 선임돼 6년 만에 쌍용차를 정상화시켰다. 올해 1월 쌍용차가 워크아웃에서 졸업하는 데는 2000년부터 국내에 불어온 ‘SUV 붐’이 큰 힘이 됐다. 하지만 최근 세제(稅制) 혜택이 줄어드는 등 국내에서 SUV의 인기는 전과 같지 않다.

소 사장은 “디젤 시장이 큰 유럽의 판매망을 확장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라며 “현재 유럽 지역 600개 딜러 망을 내년에 650개, 2007년 700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워크아웃 기간 중에도 투자자들을 설득해 꾸준히 신제품 엔진을 개발해 ‘제품’에는 자신이 있었다. 렉스턴, 로디우스, 카이런이 수출 주력 모델.

이 가운데 특히 신제품인 카이런은 9월 중순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유럽에 첫 선을 보인 이후 연말까지 1만 대 수출 선적이 예약될 정도로 반응이 좋다. 내년부터는 액티언도 수출할 예정이다.

유럽 다음은 중국. 그는 “2∼3년 안에 상하이자동차와 카이런이 기반이 된 모델을 합작 생산해 중국 시장에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9월 로디우스를 중국에 처음 선 보인 것은 그 신호탄인 셈이다.

“에너지 수입국인 중국에도 곧 디젤 시장이 올 겁니다. 쌍용차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바로 디젤 엔진입니다. 고유가가 기회인 셈이지요.”

중국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그는 “대주주가 상하이자동차가 되면서 일각에서 쌍용차를 ‘중국 회사’로 생각하는데 불만이 많다”며 “투자 주체만 바뀌었을 뿐 쌍용차는 여전히 한국 사람이 한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한국 자동차”라고 강조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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