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로 논술잡기]‘나는 멋진 로봇 친구가 좋다’

  • 입력 2005년 10월 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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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멋진 로봇 친구가 좋다/이인식 지음/220쪽·1만 원·랜덤하우스 중앙

피노키오, 아톰, 안드로이드….

사람처럼 말을 하고 스스로 움직이며 생각할 줄 아는 자동 기계는 이제 어릴 적 보았던 만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현대 산업 로봇들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소저너는 화성 땅을 휘젓고, 마이크로 내시경 로봇은 사람의 내장을 헤엄치며 촬영한다. 이 추세로 간다면 2050년경에는 인간의 뇌에도 무선 송수신 장치가 적용되고, 감정을 가진 로봇이 등장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로봇공학은 생명공학기술과 더불어 꿈을 현실로 바꾸어 주는 21세기 선두 주자이다. 숨 가쁘게 발전하고 있는 로봇공학의 원리와 역사를 한눈에 조망하고, 다가올 ‘로보 사피엔스’의 미래를 성찰해 보자. 이 책은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추어 로봇공학의 역사와 쟁점들을 안내할 훌륭한 길잡이이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영리한 로봇의 핵심이다. 그런데 전문가처럼 지식이 많은 천재 로봇과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상식 로봇 중 어느 프로그램이 더 복잡할까? 답은 상식 로봇. 적은 지식으로도 외부 환경에 자율적으로 반응하는 로봇은 고난도의 응용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로봇의 진화 과정은 우리에게 인간 학습의 원리를 새삼 일깨워 준다.

생물을 본뜬 로봇 개발은 창의성의 원천을 깨닫게 한다. 그 비법은 관찰과 모방이다. 장애물도 쉽게 넘는 로봇은 지네와 거미의 운동 방식에서 따왔다. 또한 생태계를 탐사하는 기러기 로봇과 수도관의 누수를 조사할 물고기 로봇이 개발 중이라 한다. 학생들은 각종 로봇의 재미있는 구조도를 통해 시원한 상상력의 자극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과학은 두 얼굴을 갖고 있다. 인공지능 무선 센서가 나노 기술과 만나 ‘생각하는 먼지’가 대량 증식되면 사생활 침해의 영역은 상상을 초월한다. 무인지상차량이 군사용 병기로 개발될 때 자살폭탄테러는 사라질지 모르나 우리의 거리에는 살인무기가 활보할 것이다. 이 책은 큰 시야에서 과학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동시에 살피는 자세도 잊지 않는다.

구술 평가의 핵심은 사고력이다. 그리고 공학의 대중화는 인간 문명에 대한 더 깊은 고민을 요구한다. 학생들은 이 책을 통해 원리와 응용을 결합하는 공학적 사고력과 성찰력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권희정 상명사대부속여고 철학·논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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