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이여, 딱 늑대만큼만 해라?’

  • 입력 2005년 8월 31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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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가 사면초가에 몰렸다.

지난 30일 발표한 ‘앞선 남자 행동수칙’이 남성을 편파적인 시각으로 바라봤다는 비난을 받은데 이어, 성문화 개선 캠페인 광고 글이 또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것.

문제가 된 글은 남성이 늑대보다 못하다고 비하시킨 부분.

‘남자가 늑대라고? 그건 칭찬이다. 늑대는 철저히 일부일처제를 지킨다. 자신보다 약한 자를 괴롭히지 않는다. 늑대는 인간 남자들보다... 훨씬 젠틀하다. 그러니 딱 늑대만큼만 하자. 늑대만큼만!’

이 광고는 여성부가 성문화 개선 캠페인을 위해 운영중인 홈페이지 ‘화이트타이’ (www.whitetie.co.kr)에 게시됐다.

이 광고를 비롯해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여성부의 화이트타이 캠페인에 대해 누리꾼들은 “남성을 너무 삐뚤게 본다”며 여성부를 비난했다.

31일 오후 현재 여성부 홈페이지에는 400여건이 넘는 항의성 글이 올라왔다.

누리꾼 ‘김성후’는 “여성부가 세상 모든 남자를 가정에 불충실한 바람둥이로 보고 있다”며 “이런 발상이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모든 남자들을 날강도 취급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런’은 “과연 대한민국의 성범죄자가 얼마나 될까? 남성의 성매매는 반드시 없어져야 하지만 다수의 선량한 남성까지 싸잡아 계몽하려는 행동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vox’도 “여성부로 인해 남성들이 잠재적 성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다”며 “역차별이다. 여성부 관계자는 공식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몇몇 흥분한 누리꾼은 아예 ‘여성부를 폐지하자’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아직도’는 “남녀차별을 주장하면서 남성과 여성을 이간질시키는 여성부가 있어야 할 이유가 도대체 무엇입니까?”라며 “여성부 폐지 서명운동을 하자”고 주장했다.

여성부 관계자는 “화이트타이 캠페인의 홍보전략은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유발시켜 홍보의 극대화를 꾀하는 티저광고”라며 “남성이 연인이나 아내에게 다짐할 만한 사적인 메시지 670개를 만들어 그 중 남성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것을 선택했다. 남성을 희화한 것이 아니라 티저광고의 특성상 흥미유발에 촛점을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부는 성매매방지법 시행 1주년을 맞아 9월1일을 시작으로 대학가를 중심으로한 성문화 개선을 위한 ‘화이트 타이 캠페인’을 계획해 이달 중순부터 갖가지 홍보작업을 벌여왔다.

하지만 홍보를 위해 시민들에게 뿌린 엽서의 내용과 웹사이트에 게시한 홍보글, 정부 최초로 시도했던 ‘티저광고’ 등이 대상자인 남성들뿐만 아니라 여성단체에도 공감을 얻지 못했다.

‘앞선 남자의 근사한 행동수칙’이라는 제목의 엽서는 ‘김 마담과 2차 나갈 돈을 모아 부모님 비상금을 챙겨드립니다’ 등의 내용이 적혀있어 성문제를 너무 가볍게 다뤘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길거리에서 머리를 풀어헤친 여성이 꽃무늬 ‘몸뻬’바지에 하얀 넥타이를 맨 채 차에 뛰어드는 퍼포먼스를 벌여 ‘국민의 혈세로 장난질이냐’는 지탄을 받기도 했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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