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신의줍네다, 악덕관리 비리 한국언론에 내주시라요”

  • 입력 2005년 8월 31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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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북한 주민이 한국 인터넷 신문에 북한 ‘악덕관리’의 행태를 ‘고발’한 사건이 벌어졌다.

서울 종로구에 사무실을 둔 북한전문 인터넷 신문 ‘데일리엔케이’에 26일 자신을 북한 평북 신의주 주민 김 씨라고 밝힌 한 남자가 전화를 걸어 왔다.

김 씨는 평북 사투리로 북한 노동당 원자력지도국 산하 강성무역회사 강모(47) 사장의 행태에 대해 30분이 넘게 성토했다. 근로자에게 임금을 안 주고 첩을 4명이나 두고 있으며 노인에게도 상욕을 하고 구타한다는 등의 내용이다.

김 씨는 “강 사장이 노동당에 해마다 수십만 달러를 바치고 간부들을 뇌물로 매수해 당국에 고발해도 자신만 피해를 본다”며 “북한 당국이 한국 언론을 모니터 하니 이쪽에 비리를 제보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신의주에 사는 화교에게서 ‘데일리엔케이’의 전화번호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데일리엔케이는 자체 정보망을 통해 그가 정말로 신의주에서 전화를 걸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신의주에서 한국에 전화를 걸기는 어렵지 않다. 중국 단둥(丹東) 시의 휴대전화 전파가 신의주까지 미치기 때문에 중국 이동통신사에 가입된 휴대전화로 국제전화 하듯이 하면 되는 것.

현재 신의주에는 중국 휴대전화 수백 대가 밀반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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