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정치인 사생활보도 논란

  • 입력 2005년 8월 31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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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내무장관(오른쪽)과 외도설이 나돌고 있는 부인 세실리아 씨. 사르코지 장관 측은 시라크 대통령이 외도설을 의도적으로 퍼뜨렸다고 의심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내무장관(오른쪽)과 외도설이 나돌고 있는 부인 세실리아 씨. 사르코지 장관 측은 시라크 대통령이 외도설을 의도적으로 퍼뜨렸다고 의심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프랑스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니콜라 사르코지(50) 내무장관의 부인 세실리아(47) 씨가 외간 남자와 데이트하는 모습을 대중 주간지 파리마치 최근호가 공개했다.

이어 다른 일간지들이 파리마치의 내용을 인용해 이 사실을 보도함으로써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인의 사생활을 보도하지 않는 프랑스 매스컴의 전통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 게다가 이 보도에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측근이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대권주자 흔들기’라는 의혹도 일고 있다.

파리마치는 세실리아 씨가 파리 시내 한 카페에서 이벤트사업 전문가인 리샤르 아티아(45) 씨와 손을 잡고 있는 모습과 두 사람이 뉴욕 맨해튼 거리를 걷는 모습을 공개했다. 프랑스의 언론은 공인의 사생활이 그 업무에 지장을 줄 경우에만 사생활에 대해 다룬다는 보도 윤리를 갖고 있다.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에게 숨겨진 딸이 있다는 사실도 언론계에선 다 알려졌지만 그가 사망하기 2년 전까지 매스컴은 철저하게 비밀을 지켰다.

파리마치가 1994년 ‘특종’임을 자랑하면서 미테랑 대통령의 딸 사진을 게재했을 때 유력 일간지들은 ‘그래서 어떻단 말이냐’는 식으로 파리마치의 보도를 비난했다.

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석간 프랑스 수아르는 ‘세실리아 없이 사르코지가 과연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라는 제목으로 이 내용을 전면에 실었다. 전직 모델이면서 사르코지 장관을 그림자처럼 내조했던 세실리아 씨가 없으면 사르코지 장관이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언론의 이례적인 반응에 대해 사르코지 장관의 한 측근은 “시라크 대통령 측에서 이번 소문을 퍼뜨렸다”고 비판했다. 2007년 대선에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한 사르코지 장관에게 상처를 입히려는 의도라는 주장이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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