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다른 일간지들이 파리마치의 내용을 인용해 이 사실을 보도함으로써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인의 사생활을 보도하지 않는 프랑스 매스컴의 전통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 게다가 이 보도에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측근이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대권주자 흔들기’라는 의혹도 일고 있다.
파리마치는 세실리아 씨가 파리 시내 한 카페에서 이벤트사업 전문가인 리샤르 아티아(45) 씨와 손을 잡고 있는 모습과 두 사람이 뉴욕 맨해튼 거리를 걷는 모습을 공개했다. 프랑스의 언론은 공인의 사생활이 그 업무에 지장을 줄 경우에만 사생활에 대해 다룬다는 보도 윤리를 갖고 있다.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에게 숨겨진 딸이 있다는 사실도 언론계에선 다 알려졌지만 그가 사망하기 2년 전까지 매스컴은 철저하게 비밀을 지켰다.
파리마치가 1994년 ‘특종’임을 자랑하면서 미테랑 대통령의 딸 사진을 게재했을 때 유력 일간지들은 ‘그래서 어떻단 말이냐’는 식으로 파리마치의 보도를 비난했다.
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석간 프랑스 수아르는 ‘세실리아 없이 사르코지가 과연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라는 제목으로 이 내용을 전면에 실었다. 전직 모델이면서 사르코지 장관을 그림자처럼 내조했던 세실리아 씨가 없으면 사르코지 장관이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언론의 이례적인 반응에 대해 사르코지 장관의 한 측근은 “시라크 대통령 측에서 이번 소문을 퍼뜨렸다”고 비판했다. 2007년 대선에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한 사르코지 장관에게 상처를 입히려는 의도라는 주장이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