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코드’도 있다…가디언, 英학자 신간 소개

  • 입력 2005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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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코드’의 비밀을 밝힌다.”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예수의 비밀을 그림 속에 숨겼다는 내용의 소설 ‘다빈치 코드’가 전 세계에서 열풍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극작가 셰익스피어야말로 희곡 곳곳에 암호를 숨겨두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28일자에서 영국의 셰익스피어 연구가인 클레어 애스키스 씨의 ‘그림자극(Shadowplay)’이라는 신간을 소개했다. 애스키스 씨는 이 책에서 “셰익스피어의 희곡은 박해받던 가톨릭의 부흥을 기원하는 상징으로 가득 차 있다”고 주장했다.

애스키스 씨에 따르면 셰익스피어의 극에 자주 등장하는 표현 중 희곡 제목으로도 쓰인 ‘폭풍우(Tempest)’는 16∼17세기 영국의 정치적 혼돈상을 표현하며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포샤 등 검게 그을린 인물은 ‘신성의 햇볕에 은혜 입은 사람’을 뜻한다. ‘붉은 장미’는 아름다웠던 가톨릭 교회를 상징하며, ‘다섯(5)’이라는 숫자는 예수의 몸에 박힌 못자국의 수로 가톨릭 회복운동을 나타낸다는 것. 애스키스 씨는 이런 점으로 볼 때 1564년 태어난 셰익스피어가 예술 분야에서 가톨릭 회복운동을 은밀히 구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왕 헨리 8세는 셰익스피어가 태어나기 30년 전인 1534년 ‘수장령’을 내려 자신이 교황 대신 영국 교회의 수장이 되었음을 천명한 뒤 가톨릭을 박해했다.

애스키스 씨는 “셰익스피어의 극에 대중성을 부여한 ‘영원한 사랑’이라는 주제도 ‘가톨릭에 대한 영원한 충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이런 주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가톨릭 이론가이자 작가인 피어스 폴 리드 씨는 “꼼꼼하면서도 극적으로 씌어진 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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