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硏·친일사전委, 박정희-장지연등 ‘親日’3090명 발표

  • 입력 2005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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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민간 학술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는 2007년 발간을 목표로 준비 중인 ‘친일인명사전’ 수록 예정자라며 1차 명단 3090명을 29일 발표했다.

그러나 민족문제연구소는 이번에 발표한 사람들 대부분의 구체적 친일 행적을 밝히지 않아 선정 기준이 자의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한 유족들이 반발하는 등 적지 않은 파문이 예상된다.

민족문제연구소는 3090명 중 주요 인물 157명의 친일 행적과 약력을 별도로 발표했다. 분야별로는 △매국=을사오적인 이완용(李完用·학부대신) 등 21명 △중추원 및 제국회의 의원=고원훈(高元勳·전북지사) 등 9명 △고등문관 이상 관료=현석호(玄錫虎·화순군수) 등 20명 △경찰=노덕술(盧德述·제1경부 총감부관방장) 등 7명 △군 장교=김정렬(金貞烈·전투기비행중장) 정일권(丁一權·만주군 헌병 대위) 등 25명 △판검사=홍진기(洪璡基·전주지법 판사) 민복기(閔復基·경성지법 판사) 등 19명이 포함됐다.

또 △문학=이광수(李光洙) 모윤숙(毛允淑) 유진오(兪鎭午) △음악=현제명(玄濟明) 홍난파(洪蘭坡) △미술=김은호(金殷鎬) 김기창(金基昶) △교육학술=김활란(金活蘭) 최남선(崔南善) 이능화(李能和) △종교=백낙준(白樂濬) 노기남(盧基南) 등 문화 예술계의 42명과 △언론=서춘(徐椿·매일신보 주필) 등 5명 △전쟁협력 및 친일단체=박흥식(朴興植·조선임전보국단 이사) 방응모(方應謨·조선임전보국단 이사) 문명기(文明埼·황도선양회 회장) 등 9명이다.

민족문제연구소가 구체적인 친일행적을 발표한 주요 인물 157명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1905년 을사늑약 당시 황성신문 사설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을 쓴 위암 장지연(韋庵 張志淵)과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 장면(張勉) 전 총리, 김성수(金性洙) 전 부통령 등도 일반 명단에 포함됐다.

서울대 박효종(朴孝鍾·정치학) 교수는 “근현대 인물 평가에 대해서는 학계에 폭넓은 의견이 존재하는데 이번 발표는 편협한 사관에 기초해 일방적 유권해석을 내린 측면이 있다”며 “민족문제연구소가 ‘학술 민간단체’라는 우산 속에 숨어 일단 명단부터 발표한 것은 진상 규명을 여론재판식으로 끌고 가자는 의도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2006년 여름 2차 명단을 발표하고 2007년 말까지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요 인물들의 직책은 발표문에 따른 것이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하종대 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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