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윤규부회장 일선퇴진’ 이유로 금강산관광객 줄여

  • 입력 2005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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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남한의 금강산 관광객 수를 현재의 하루 1000여 명에서 다음 달부터 600명으로 줄이기로 했다고 현대아산에 통보해 왔다.

북측은 이런 결정의 이유로 개인비리 문제로 최근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 부회장의 퇴진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광객 축소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대아산에는 금강산 관광을 주관하는 여행사의 문의와 항의가 잇따랐다. 또 각 여행사에는 본인의 관광이 가능한지를 묻는 예약자들의 전화가 걸려오기도 했다.

29일 현대아산에 따르면 북측은 25일 금강산에서 현대아산 관계자와 만나 ‘김 부회장의 일선 퇴진’을 이유로 들면서 금강산 관광객 수를 하루 600명으로 줄이겠다고 통보했다. 북측은 이와 함께 2박 3일 위주로 관광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현대아산은 일단 다음달 1∼15일 예약한 당일 관광과 1박 2일 관광에 대해서는 예약을 취소하고 전액 환불하기로 했다.

현대아산은 예약이 취소된 여행객이 8000여 명이며 현대아산의 피해액은 16억여 원이라고 밝혔다.

금강산 관광은 가을 성수기를 맞아 10월 말까지 예약이 완료됐으며 당일 및 1박 2일 예약자는 총 3만 명 정도이다.

특히 당일 및 1박 2일 관광은 강원도 관광과 연계한 중고교생의 수학여행 일정에 포함된 사례가 많아 현대아산 측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수학여행에 임박해 일정을 갑자기 바꾸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김 부회장의 일선경영 퇴진이 대표이사직 박탈이라기보다는 자진 사퇴라는 점을 북측에 강조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축소 결정은 김 부회장과 친밀한 관계를 맺었던 일부 북측 고위층 및 실무자들이 주도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북한이 개성관광 사업비를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현대그룹을 압박하기 위한 제스처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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