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쇼퍼’…“고객님, 백화점에 비서 한명 두시죠”

  • 입력 2005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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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퍼스널 쇼퍼’는 고객의 스타일에 맞는 상품을 골라 주는 쇼핑 도우미다.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 퍼스널 쇼퍼 양유진 매니저가 고객에게 가을 신상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롯데백화점
백화점 ‘퍼스널 쇼퍼’는 고객의 스타일에 맞는 상품을 골라 주는 쇼핑 도우미다.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 퍼스널 쇼퍼 양유진 매니저가 고객에게 가을 신상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롯데백화점
《“줄무늬 바지는 무거운 느낌이 드네요.” “이 갈색 원피스는 어때요? 소재도 가볍고 잘 어울리는데….” 25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 5층의 한 의류 매장. 롯데백화점의 ‘퍼스널 쇼퍼(Personal Shopper·쇼핑 도우미)’ 양유진(梁有鎭) 매니저는 새로 나온 가을 의상 중에서 고객에게 어울리는 스타일과 색상을 찾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40대의 한 여성 고객은 “퍼스널 쇼퍼가 권하는 의상과 액세서리를 착용하면서부터 세련됐다는 평판을 많이 듣는다”며 웃었다.》

○ 백화점 쇼핑 도우미, 퍼스널 쇼퍼

퍼스널 쇼퍼는 고객 대신 고객의 스타일에 맞게 이것저것 쇼핑을 도와주는 사람.

지난해부터 백화점들이 우수 고객을 잡기 위해 상품정보 제공에서 구입까지 모든 과정을 안내하는 서비스 경쟁을 펼치면서 생긴 신종 직업이다.

명품관을 운영하는 갤러리아백화점이 작년 3월 국내 처음으로 퍼스널 쇼퍼 제도를 도입했다.

당시 갤러리아백화점에서 숍 매니저로 일하던 양 매니저가 국내 첫 퍼스널 쇼퍼가 됐다. 그는 올해 3월 롯데 명품관 에비뉴엘로 자리를 옮겨 우수 고객 100여 명의 쇼핑을 돕는다.

퍼스널 쇼퍼의 쇼핑 서비스를 요약하면 이렇다.

고객이 ‘파티에 가야 한다’고 상담해 오면 퍼스널 쇼퍼는 어울릴 만한 파티복 30∼40벌과 가방, 액세서리 등을 한곳에 모아 두고 고객 대신 골라 준다.

고객 한 명의 쇼핑을 돕는 데 평균 2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에비뉴엘 최영(崔永) 판촉 매니저는 “퍼스널 쇼퍼 서비스를 실시하고 난 후 고객의 백화점 방문 횟수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 고객 관리가 생명

단골 브랜드 매장의 숍 매니저가 다른 백화점으로 옮기면 고객도 따라가는 일이 많다. 한 번에 500만∼1000만 원어치를 쇼핑하는 우수 고객의 이탈은 백화점으로서는 큰 손실.

퍼스널 쇼퍼의 역할 중 하나는 ‘돈 많이 쓰는’ 고객을 붙잡아 매출에 기여하는 것이다.

따라서 퍼스널 쇼퍼는 고객 관리가 생명이다.

양 매니저는 100명이 넘는 고객의 취향과 옷 사이즈를 모두 외우고 있다고 한다.

신뢰감을 주는 단정한 옷차림과 화장은 필수다.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알아야 대화도 잘 통한다. 고객에게 새로운 스타일을 제안하려면 해외 패션 동향과 신상품 정보를 꿰차는 것은 필수다.

갤러리아백화점 김기홍(金基鴻) 노블레스 팀장은 “퍼스널 쇼퍼는 고객이 중매를 부탁할 정도로 인간적인 친밀감을 쌓는 게 중요하다”며 “좀 더 전문적인 서비스를 요청하는 고객에게는 외부 전문가를 연결해 준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진혁(金振赫) 연구원은 “백화점들이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한 할인점의 고급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퍼스널 쇼퍼 등 우수 고객 서비스를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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