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中高 여학생의 고민스러운 ‘그날’ 처리

  • 입력 2005년 8월 29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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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아이란 말은 틀렸다. 사춘기 여성이라고 불러야 한다. 몸은 이미 ‘여성’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여성의 몸에 대해 너무 모른다. 누구에게 물어보기도 부끄러워 그냥 끙끙 앓는다.

대한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에 따르면 인터넷 상담 의뢰자의 80% 이상이 여고생이다. 성(性)과 임신에 관한 질문이 가장 많고 생리 문제가 그 다음을 차지한다.

26일 여성의학건강엑스포가 한창인 서울무역전시장. 관심을 반영하듯 ‘예비숙녀를 위한 건강강좌’에 500여 명의 여고생이 몰렸다.

이날 강사로 나선 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 최안나(산부인과전문의) 홍보이사는 “엄마들이 알아야 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이사의 도움말로 사춘기 여성의 최대 궁금증을 풀어 본다.

○생리 때 진통제 복용해도 괜찮아

사춘기 여성들도 성인 여성처럼 생리 때문에 고통을 받는다. 그러나 성인 여성과 달리 약은 잘 안 먹는다. 몸에 좋지 않을 것이란 걱정 때문에 그냥 견딘다. 약을 챙겨 주자.

배란 장애로 인한 출혈이 가장 많다. 난소에서 배란이 제대로 되지 않아 호르몬 분비 시스템이 흐트러지면서 자궁 출혈이 일어난 것. 7일 이상 출혈이 지속되거나 한 달에 2회 이상 출혈을 하는 경우, 또는 몇 달간 생리를 거른 뒤 갑작스럽게 출혈이 나타난다면 자궁과 난소 검사를 받도록 한다. 단 초경 이후 2년 정도는 배란이 제대로 되지 않아 불규칙한 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사춘기 여성의 생리통은 일시적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진통제를 먹어도 통증이 전혀 해소되지 않는다면 병원에 가는 게 좋다. 6개월 이상 또는 3회의 주기를 넘겼는데 생리가 나타나지 않을 때도 산부인과에 가도록 한다.

○호르몬 제제 사용 땐 전문의와 상담

수학여행을 떠나거나 시험을 앞두고 있는 사춘기 여성의 걱정은 생리. 특히 생리통이 심한 여학생은 이 때문에 시험공부나 여행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피임약이나 황체 호르몬 등 여성 호르몬 제제를 먹어 생리를 연기시킬 수도 있다. 피임약은 배란을 막는 역할을 하므로 생리시작 후 5일째에 복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또 황체 호르몬 제제는 생리를 막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배란 뒤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28일 생리주기면 보통 배란일이 14일쯤 되므로 이때부터는 복용해야 된다.

삼성제일병원 산부인과 송인옥 교수는 “호르몬제제를 함부로 복용하다가 부정기적으로 출혈이 생기거나 유방이 아프고 몸이 붓는 증세가 생길 수 있다”며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본인의 상태에 맞은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가렵나요? 외음부 염증 흔해요

질 분비물이 갑자기 많아졌다. 색깔도 달라졌다. 냄새도 나고 가렵다. 생식기 주변도 빨갛게 됐다. 이럴 때 겁부터 먹는다. 그러면 이렇게 얘기해 주자. “질 또는 외음부에 염증이 생긴 것 같다. 매우 흔한 병이지. 약을 먹으면 쉽게 치료할 수 있어.”

염증은 생리 전후,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생활이 불규칙할 때 잘 생긴다.

위생관리를 잘 못해도 염증이 생긴다. 자주 씻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많이 씻어도 생식기가 습해져 염증이 생긴다. 미지근한 물로 살살 씻도록 한다.

또 변을 본 뒤에는 반드시 앞에서 뒤쪽으로 닦는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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