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뿌리읽기]<244>見(볼 견)

  • 입력 2005년 8월 29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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見은 눈(目·목)을 크게 뜬 사람(인·인)을 그려 대상물을 보거나 눈에 들어옴을 형상화했다.

먼저, 보는 것은 인간의 지식과 불가피하게 연결되어 있다. 覺(깨달을 각)은 學(배울 학)의 생략된 모습과 見으로 구성되어, 끊임없는 배움(學)이 보는 것에 선행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즉, 이전에 보이지 않던 것이 학습을 통해 보이게 되는 것, 이것이 바로 깨달음이다. 그래서 規(법 규)도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갖춘 성인(夫·부)의 시각(見)이 바로 ‘법도’이자 규칙임을 웅변했다. 規는 이후 일정한 규격대로 원을 그려 내는 그림쇠를 뜻하기도 했다.

둘째, ‘보다’라는 뜻으로, z(엿볼 한)은 틈 사이(間·간)를 ‘엿봄’을, 覩(睹·볼 도)는 솥에 삶는(者·놈 자·煮의 본래 글자) 내용물을 살피는 모습을, 現(나타날 현)은 玉(옥 옥)에 나타나는 무늬를 보고 있는 모습이다. 또 『(자세할 나)는 왼쪽 부분이 엉킨 실을 두 손으로 푸는 모습을 그려 엉킨 실을 풀려고 실 가닥을 ‘자세히 살핌’을 말한다.

셋째, ‘만나다’라는 뜻으로, 구(만날 구)는 대나무 등을 얽어 놓은 구조물(8·구)처럼 서로 교차되고 엉키듯 ‘만남’을 말한다.

‘보다’는 뜻을 가진 한자들은 다양하다. 示(보일 시)는 제단에 음식을 차려 놓고 정성을 신에게 보여 주듯 ‘내보이다’의 뜻을, 視(볼 시)는 見과 示가 결합해 어떤 대상을 보여 주거나 보는 것을 말한다. 望(바랄 망)은 발돋움을 하여 달(月·월)을 쳐다보는 것처럼 ‘멀리’ 봄을 말하며, 監(볼 감)은 그릇에 비친 얼굴을 쳐다보는 모습으로 어떤 특정 대상을 자세히 살핌을 말했고, 여기에 見이 더해진 覽(볼 람)은 어떤 사물을 두루 살펴봄을 뜻한다.

또 觀(볼 관)은 큰 눈을 가진 수리부엉이(∼·관)가 목표물을 응시하듯 뚫어지게 바라봄을 말한다. 이에 비해 見은 눈을 크게 뜬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어떤 사물이 자연히 눈에 들어옴을 말한다. 그래서 見은 주관적 의지에 관계없이 보는 행위를 말할 때 주로 쓰였고 이것이 見이 피동의 문법소로 역할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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