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내달 방미…의전놓고 알력 심화

  • 입력 2005년 8월 27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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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胡錦濤·사진) 중국 국가주석의 내달 초 미국 방문 격식을 둘러싸고 양국 간에 말이 많다.

쿵취안(孔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후 주석이 다음 달 5일부터 17일까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에이드리엔 클라크슨 캐나다 총독,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의 초청으로 3국을 ‘국빈 방문’하며 뉴욕의 유엔 창설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백악관의 한 관리는 후 주석의 미국 방문은 국빈 방문(state visit)이 아니라고 확인하면서 그것이 후 주석 방미의 중요성을 약화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고 홍콩 원후이(文匯)보가 26일 보도했다.

이 관리는 후 주석이 부시 대통령의 사저인 텍사스 주 크로퍼드 목장에 초대되지 않으며 국빈 방문의 상징인 백악관 만찬과 공동성명 발표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 대신 백악관 남쪽 뜰에서 열병식과 함께 21발의 예포를 쏘고 오찬 연회를 베풀며 백악관 맞은편의 국빈 숙소인 블레어 하우스에 후 주석이 묵도록 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워싱턴 내부 사정에 밝은 인사들은 주미 중국대사관 측이 후 주석의 방미 의전과 관련해 미국 측에 매우 거칠게 항의했으며 특히 크로퍼드 목장에 초대받지 못한 데 대해 깊은 실망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 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 등 친밀감을 느끼거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극소수 정상만 크로퍼드 목장에 초대했다.

그는 2002년 10월 장쩌민(江澤民) 당시 국가주석을 크로퍼드 목장에 초대했으나 당일치기로 끝내 목장에서 숙식했던 외국 정상과 차별화했다.

미국 측은 11월 부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할 때 ‘상응한 의전 조치’를 각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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