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인수戰’…매각주체인 채권社들 속속 인수의사 밝혀

  • 입력 2005년 8월 27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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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카드 인수전이 복잡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인수 후보로 떠오르는 회사들이 동시에 LG카드 지분을 갖고 있는 주주이기 때문이다.

하반기 금융권 최대의 매물로 꼽히는 LG카드의 매각 작업이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국내 금융권에서 몇몇 회사가 이미 인수 의사를 밝혔다.

우리금융지주 황영기(黃永基) 회장은 여러 차례 인수 의사를 밝혔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신한금융지주 나응찬(羅應燦) 회장도 관심을 나타냈다.

농협 정용근(鄭容根) 신용부문 대표도 “단독으로는 어렵지만 공동인수 제의가 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지주회사 출범을 앞둔 하나은행 역시 카드부문 강화 차원에서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 회사는 모두 LG카드 지분 3.83∼14.59%를 갖고 있는 주주들. 경쟁자들이 매각 주체이자 인수 후보인 것.

이 때문에 매각 작업이 매끄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매각 가격이 일반적인 예상보다 높아질지도 관심거리다.

올해 초 1조2000억 원어치의 동아건설 파산채권 인수전 때 론스타가 입찰 의사를 밝혔다가 결국 참여하지 못했다. 론스타가 동아건설의 주채권 은행인 외환은행의 대주주여서 동아건설 내부 정보를 소상히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지적 때문.

이번엔 같은 상황에 처한 회사가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다. 훨씬 복잡하다.

일부에선 인수 및 매각 주체가 같아 가격 흥정이 객관적으로 이뤄질지 불분명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헐값 매각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인수 후보끼리 눈치를 보는 상황이기 때문에 매각 작업이 훨씬 투명해 진다는 주장도 있다. 인수 의향서야 모두 내겠지만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나머지 후보들은 일제히 ‘값 올리기’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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