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뿌리읽기]<243>衣(옷 의)

  • 입력 2005년 8월 26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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衣는 윗옷을 그렸는데, 윗부분은 목둘레를 따라 만들어진 옷깃(領·령)을, 아랫부분은 양쪽은 소매(袂·몌)를, 나머지 중간부분은 옷섶(임·임)인데 안섶이 왼쪽으로, 겉섶이 오른쪽으로 가도록 여며진 모습이다.

그래서 衣는 치마(裳·상)에 대칭한 ‘윗옷’이 원래 뜻이며, 여기서 의복을, 다시 사물의 외피를 뜻하게 되었고 싸다, 덮다, 입다 등의 뜻까지 생겼다.

먼저, 옷감을 뜻하는 경우이다. 衣食住(의식주)라는 말에서 보듯이 인간 생활에서 옷의 제작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었을 것이다. 初(처음 초)는 칼(刀·도)로 옷감(衣)을 마름질하는 모습이고, 그것이 옷을 짓는 ‘처음’임을, 製(지을 제)도 옷감(衣)을 마름질(制·제)하는 모습에서 ‘만들다’는 일반적 의미로 확장되었다. 또 裁(마름질할 재)는 衣와 戈(창 과)와 才(재주 재)로 이루어져 칼(戈)로 옷감(衣)을 재주껏(才) ‘마름질’하는 모습인데 才는 소리부도 겸한다.

둘째, 옷의 부위나 종류를 지칭한 경우로, q(옷섶 차)는 옷의 엇갈리는(叉·차) 부분을, 袍(핫옷 포)는 아이가 뱃속에 들어 있듯(包·포) 속에 솜을 넣은 겨울옷을, 衷(속마음 충)은 속(中·중)에 입는 옷을, 複은 옷(衣) 위에 다시(復·복) 입는 ‘겹옷’을 말한다. 袁은 둥근 璧玉(벽옥)으로 치장한 옷(衣)을 그렸고, 구(갖옷 구)는 원래 求(구할 구)로 써 옷(衣) 사이로 털이 삐져나온 모습을 그렸는데 후에 衣를 더해 ‘가죽 옷’의 의미를 강화했다.

셋째, 褓(포대기 보)는 아이를 보호(保·보)하는 이불을, 被(이불 피)는 겉(皮·피)에 덮는 이불을 말한다. 그런가 하면 옷이 가지는 여러 상징과 관련되어, 哀는 슬퍼 哭(곡)을 할 때 입는 ‘상복’을, 衰(쇠할 쇠)는 원래 도롱이처럼 짚으로 엮은 상복을 그렸는데, 쇠약함을 뜻하게 되자 蓑(도롱이 사), y(상복이름 최) 등으로 분화했다. 卒은 윗옷(衣)에다 X형의 표시를 더해 노역에 종사하는 노예나 兵卒(병졸)을 나타냈으며, 裕(넉넉할 유)는 옷이 골짜기(谷·곡)처럼 커 여유가 있음을 말한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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