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심장혈관에 수술용 철사가…

  • 입력 2005년 8월 2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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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환자의 심장을 찍은 사진. 원 안의 흰 줄이 심장동맥 속에 있는 철사.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환자의 심장을 찍은 사진. 원 안의 흰 줄이 심장동맥 속에 있는 철사.
‘철사의 결함이다.’(의사) ‘의료인의 실수다.’(제약사)

협심증 환자가 병원에서 심장혈관 확장 수술을 받는 중에 수술용 철사의 일부가 끊어지면서 심장 동맥에 빠지는 의료 사고가 발생했다.

그동안 수술용 철사가 혈관 속으로 빠져 들어간 사고(본보 2004년 12월 20일자 A35면 참조)는 있었지만 수술 도중 철사가 끊어지는 사고는 처음 있는 일.

수술한 병원 측과 이를 제조한 유명 제약사 측이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는 가운데 7개월간 어려움을 겪은 환자 측이 최근 이들을 상대로 경남 창원지방법원에 2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경남 마산시 회원동 김모(49) 씨는 지난해 말 건강검진에서 협심증이 있다는 진단을 받은 뒤 올해 1월 13일 창원시 A병원에서 심장혈관 확장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이 끝난 뒤 X선 모니터로 심장혈관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철사 190cm 중 20cm가 끊어져 심장동맥 속으로 빠져 들어간 것이 발견됐다.

병원 측은 철사를 제거하기 위해 두 차례 수술을 했으나 실패했다. 이후 부산백병원과 서울아산병원에서도 두 차례 제거 수술을 했지만 실패했다. 제약사 측은 법원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문제의 철사는 국제적으로 검증을 받은 것이며 자체적인 분석 결과 제품의 결함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병원 측에선 지금까지 500여 차례 수술을 했지만 이런 일이 생긴 것은 처음이며 철사가 끊어진 것 자체가 제품의 하자를 말해 주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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