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살던 나비, 강원도서 첫 발견…온난화로 북상한듯

  • 입력 2005년 8월 26일 03시 02분


코멘트
암끝검은표범나비 수컷. 김용해 기자
암끝검은표범나비 수컷. 김용해 기자
남해안 지방에서 서식하는 난대성 나비가 강원 횡성군에서 발견됐다.

자연생태계 탐사에 나선 중고교 과학교사들이 지난주 강원 횡성군 갑천면 어답산 일대에서 암끝검은표범나비 수컷을 발견했다.

암끝검은표범나비는 암컷 날개 윗면의 끝부분이 검은색을 띠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 열대, 아열대 지역에 널리 분포하며 북위 36도 이남의 서남해안 지방이나 제주도, 울릉도에서만 서식하는 난대성 종으로 알려져 있다. 번데기로 겨울을 나고 주로 제비꽃 종류를 먹는다.

탐사팀을 이끈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이강운 소장은 “횡성에서 이 나비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횡성군에 있는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는 1126종에 이르는 곤충을 수집, 연구하고 있는 민간 연구소다.

이 소장은 “횡성군에서 이 나비가 발견된 원인은 우리나라가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받아 더워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온난화의 증거로 삼기 위해선 확실한 서식 여부를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암끝검은표범나비가 서식하는지 확인하려면 월동한 번데기가 성충으로 우화하는 봄에 다시 채집해야 한다.

곤충을 주제로 한 이번 탐사는 동아일보 동아문화센터와 동아사이언스가 주최하고 LG가 후원한 행사이다. 올해로 25회째를 맞은 생태 탐사는 중고교 과학교사 10명이 참여한 가운데 15일부터 2박 3일간 강원 횡성군 일대에서 진행됐다.

횡성=이상엽 동아사이언스 기자 narcis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