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숙 “대통령 21C인데 국민은 아직도 독재시대”

  • 입력 2005년 8월 25일 1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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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여론조사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조기숙(趙己淑·사진) 청와대 홍보수석이 “대통령은 21세기에 가 있는데, 국민들은 독재시대 문화에 빠져 있어 의사소통이 안 된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노무현 대통령 집권 2년 반을 맞아 25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연정, 부동산대책, 과거사 청산 등 참여정부가 추진해온 현안에 대해 국민 여론이 냉담한 이유를 설명하던 중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장기적인 혁신을 하려고 하는데 국민들과 의사소통이 잘 안 된다”며 “지금 대통령은 21세기에 있고 국민들은 아직도 독재시대의 지도자와 독재시대의 문화에 빠져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과 대통령의 코드가 안 맞을 때는 변압기가 있어야 하는데, 이 역할을 언론이 해줘야 한다”며 “우리가 잘했는데 언론 때문에 이렇게 됐다기보다는 코드가 안 맞는 것은 분명히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투명하게 하고 정말 양심적으로 하고 보여 달라면 다 보여주는데 다음날 언론에는 어떻게 나냐면, ‘청와대 또 거짓말’ 이렇게 난다”며 “그러니까 국민들이 잘 이해를 못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도 국민과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좀 더 세련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주로 교수들이 많다 보니까 용어들이나 정책이 굉장히 어려웠다”고 일정부분 정부 책임을 시인하기도 했다.

참여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는 “역대 정부 중에 부동산 정책에 성공한 정부가 없다”고 항변했다.

그는 “부동산 정책은 계속 실패해 온 우리의 고질적인 병”이라며 “그런 점에서 참여정부가 좀 나은 점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위 특권층을 옹호하는 몇몇 보수 언론들이 계속 이 정책에 대해 흔들기를 하는데 사실 현 정부에서 나온 여러 가지 대책 중에서 서민들에게 피해가 갈 것은 없는데 계속 서민들에게 피해가 간다고 보도해 서민들을 흔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노 대통령이 97년 대선자금 수사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피력한 것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가이드라인을 준다고 들을 검찰도 아니다”며 “공소시효가 다 지난 사건을 수사해야 하나 하고 검찰이 난감해 하고 있던 차에, 오히려 대통령이 나서서 여론에 호소한 것인데 언론이 너무 작위적인 해석을 하는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노 대통령의 지지율이 30% 내외에 머물고 있는 것에 대해선 “노무현 대통령은 지역적 기반도 없고, 또 이념적으로 중도 실용파이다 보니까 좌우로부터 협공을 받아서 그런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또 대통령이 부끄러움을 많이 타서 정치쇼를 못하는 편”이라며 “당신이 잘한 것을 자랑하는 것을 쑥스러워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쨌든 일은 열심히 했고, 객관적인 성적표도 아주 잘 나왔는데 (국민들이) 너무 몰라주니까 대통령이 섭섭해 하는 마음도 있다”며 “이런 것을 국민들이 너무 몰라주는데다가 언론은 매일 거짓말이니 아마추어니 음모니 이런 것만 쓰니까 국민과 대통령의 갭이 너무 큰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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