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외교-라이스 회담]“北 핵 포기해야” 韓美 한목소리

  • 입력 2005년 8월 25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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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은 23일 워싱턴에서 외무장관 회담을 갖고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의 모든(all) 핵을 폐기시킨다’는 큰 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핵무기를 포기한 북한에 평화적 핵 이용 권리를 줄 것인가’에 대해서는 시각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워싱턴 주미대사관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특히 한미 공조에 흔들림이 없음을 강조했다. 제4차 6자회담의 최대 쟁점인 ‘모든 핵 프로그램 폐기’에 관한 양국의 생각이 일치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모든 핵’이란 크게 4가지다. △2차 북핵 위기를 촉발시켰으나 북한이 부인하고 있는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1994년 제네바 합의 때 ‘동결’을 약속했다가 2003년 재가동한 플루토늄 핵 시설 △실험용이라고 주장했으나 불과 1, 2개월 만에 군사용으로 전용함으로써 ‘원래부터 군사 목적이었다’는 의심을 받아 온 평북 영변의 5MW급 원자로 △1992년 1차 북핵 위기 발발 이전에 비축한 무기급 플루토늄이 그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베이징(北京) 4차 6자회담 기본합의문 작성 과정에서 평화적 핵 이용 권리를 내세워 핵 폐기 대상을 ‘모든 핵 프로그램’으로 규정하는 데 반대했다.

이에 대해 반 장관은 “북한이 모든 국제 규정을 잘 지키면 평화적 핵 개발을 제한하기는 어렵다고 미국에 설명했다”고 말했다.

반 장관은 미국이 그런 설명에 동의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직답을 피했다. 하지만 미국이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권’을 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았다는 점은 일단 진전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게 한국 정부의 입장이다.

한편 다음 주 중 열릴 예정인 2단계 4차 6자회담은 단기간 회담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9월 7일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에 배석하기 위해선 늦어도 9월 5일까지는 회담이 마무리돼야 하기 때문이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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