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가 함께 사는 미국가정 증가

  • 입력 2005년 8월 23일 17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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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독립적인 생활패턴을 유지해왔던 미국인들이 변하기 시작한 걸까.

조부모 부모 자녀 등 3대가 한 집에 사는 가정이 미국에서 크게 늘고 있다고 미국의 일간지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가 미국 통계국의 10년 단위 조사 보고를 인용해 22일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 지붕 아래 3대 이상이 사는 가구는 1990년 300만 가구에서 2000년 420만 가구로 38% 증가했다. 또 두 세대가 함께 사는 가구는 8.4% 늘어났다.

이처럼 여러 세대로 가족이 구성되는 가장 큰 이유로 전문가들은 경제적 부담을 꼽았다. 3대가 함께 사는 가구의 약 3분의 2는 조부모가 가구주인 것으로 나타난 것.

이밖에 노인수명의 증가 및 연령 통합적 사회에서 살고자 하는 노인들의 바람, 대가족 문화에 익숙한 이민자들의 영향 등도 지적됐다.

브라운 대 프란시즈 골드샤이더 교수는 "집값이 안정세를 유지할 때 가족들은 분리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조사 결과는 미국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살아가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음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존스 홉킨스대 앤드류 셜린 교수도 "이런 현상은 '가족의 정(情)'보다는 부모세대의 현실적 필요에 의한 것"이라며 "그러나 다세대 가구는 구성원 간 긴장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원대 김태헌(金太憲·인구학) 교수는 "한국과 반대로 미국에서는 3대가 함께 사는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가 뚜렷하다"며 "앞으로도 이런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므로 미국 대가족 형태의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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