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KBS…외주업체, 간부-PD에 수천만원 금품 의혹

  • 입력 2005년 8월 23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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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에 드라마를 납품한 외주제작사가 KBS 간부와 PD들에게 수천만 원대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KBS가 자체 조사에 나섰다.

22일자 한겨레신문 보도에 따르면 S프로덕션의 회장 결재 서명이 있는 ‘2003년 제작부 설날 선물 리스트’에 당시 KBS 제작본부장에게 상품권 300만 원, 드라마국장과 외주부장에게 상품권 200만 원 등 총 2000여만 원의 선물이 전달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또 다른 문건에는 S프로덕션이 같은 해 1∼7월 주간 드라마 제작을 위해 S프로덕션에 파견됐던 KBS PD 3명에게 ‘야외비’ 명목으로 매달 150만∼200만 원을 별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들 문건은 S프로덕션의 전 직원이 폭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 정연주(鄭淵珠) 사장은 22일 간부회의를 열어 “담당 부서와 감사팀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겠다”며 “직무에 위배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KBS는 이날 이 리스트에 이름이 언급된 사람들에게 경위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한편 리스트에 거론된 당시 드라마국장은 “정육 선물세트를 받은 적은 있지만 상품권은 사실과 다르다”며 “당시 S프로덕션 K 이사에게 문의한 결과, ‘스태프에게 10만 원짜리 상품권을 1, 2장씩 나눠줬는데 (몰아서) 이름을 드라마국장으로 했을 뿐’이란 설명을 들었다”고 해명했다.

S프로덕션에 파견됐던 한 PD는 “외주제작사가 주는 ‘야외비’는 회사에서 자체 제작을 할 때 주는 ‘출장비’와 같은 성격으로 외주제작사와 방송사 간의 계약서에 명시돼 있다”며 “영수증 처리는 하지 않지만 합법적인 제작비”라고 주장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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