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베른 주 인터라켄의 빅토리아 융프라우 호텔에 전시 중이던 무게 80kg짜리 ‘운시푸넨 돌’이 사라졌다. 투석(投石)경기용인 ‘운시푸넨 돌’ 도난 사건은 1984년에 이어 두 번째다. 스위스 경찰은 이번 사건 역시 무려 3세기째 이어져 내려온 베른과 쥐라 주 간의 갈등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남부 쥐라 지역’이 갈등의 핵심. 남부 쥐라 지역은 프랑스어를 쓰는데도 독일어를 사용하는 베른 주에 속해 있다. 이 때문에 18세기부터 분리운동이 펼쳐져 왔다. 베른 주 정부는 갈등이 심해지자 1805년 지역 화합을 명분으로 전통씨름과 돌던지기 등을 겨루는 ‘운시푸넨 축제’를 만들었다. 축제는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쥐라 지역 과격 행동단체인 ‘벨리에’가 1972년 파리의 스위스대사관과 베른의 벨기에대사관을 점거하면서 쥐라 분리 문제는 다시 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 결국 베른 주와 스위스 연방정부는 1978년 주민투표를 통해 쥐라 주를 분리시켰지만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남부 쥐라 지역이 문제였다. 프랑스어 사용 지역이지만 가톨릭이 아닌 개신교 지역이어서 베른 주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던 것.
1984년 벨리에는 남부 쥐라의 귀속 문제를 환기시키기 위해 처음 운시푸넨 돌을 훔쳤다. 돌은 17년 만인 2001년 쥐라 주의 말(馬) 경매장에서 발견됐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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