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현금 40억달러 왜 필요한가

  • 입력 2005년 8월 20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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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인 미국의 구글이 18일 월가를 깜짝 놀라게 했다.

구글은 이날 전격적으로 40억 달러(약 4조 원)어치의 주식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구글의 주가는 물량 부담으로 5.11달러(1.8%) 하락해 279.9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뉴욕증시도 이날 발표가 전해지자 덩달아 출렁거렸다.

구글이 이날 매각하겠다고 밝힌 주식은 모두 1415만9265주로 전체 주식의 4.8%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14159265’라는 8자리 수는 원주율(원의 지름에 대한 원둘레의 비율)인 파이(π) 값 ‘3.14159265’의 소수점 이하 8자리 수와 정확히 일치한다. ‘구글다운 결정’이면서 동시에 투자자들에게는 궁금증을 더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미 30억 달러에 이르는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구글이 추가로 40억 달러의 현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하자 월가에서는 즉각 그 배경을 놓고 갖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구글은 상장기업이면서도 다른 기업과는 달리 회사 경영에 대한 정보를 거의 내놓지 않았기 때문에 각종 설(說)이 난무했다.

우선 추가 인수 및 합병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무성하다. 특히 구글이 야후, 마이크로소프트의 MSN과 본격적인 경쟁을 앞두고 추가자금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야후는 지난주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닷컴의 지분 40%를 인수하는 등 아시아 시장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구글도 이미 중국 검색업체인 바이두닷컴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구글이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는 추측도 나왔다.

구글 측은 이에 대해 “회사의 일반적인 경영 목적을 위해 추가 공모하는 것”이라고만 짧게 논평했다.

구글은 6월 현재 검색엔진 시장의 56%를 장악해 22%인 야후를 크게 앞서고 있다.

주가도 1년 전 공모가 85달러로 나스닥 시장에 등장한 이후 지난달에는 317.80달러까지 상승하는 등 급등세를 보여 왔다. 그러나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32억 달러. 다른 거대 미디어 기업에 비하면 적은 편이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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