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정자-난자 수정즉시 생명으로 인정해야" 24%

  • 입력 2005년 8월 19일 20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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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국민들은 배아를 연구목적에 사용하는 것에 찬성하면서도 생명과학 기술의 폐해를 정부의 규제나 법규 또는 과학자의 양심으로 막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학기술부 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ELSI) 연구팀(연구 책임자 윤정로 KAIST교수)과 바이오 장기의 윤리적 고찰과 산업적 발전방안 연구팀(연구 책임자 정규원 한양대교수)이 공동으로 실시한 '생명과학 이슈에 대한 국민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65%이상이 배아의 연구 목적 사용에 '동의'했다.

'생명과학 기술의 폐해를 정부의 규제나 법규로 막을 수 있나'에 대해서는 65%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한, 생명과학자들에 대해서는 '연구결과가 사회 전체의 이익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90%)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자신들의 연구가 가져올 나쁜 영향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을 것'(71%)으로 보고 있었다.

배아복제 연구와 관련, '정자와 난자가 수정하여 생긴 배아'와 '과학자들이 연구실에서 난자에 체세포 핵을 이식해 생산한 배아'가 생물학적으로 동일한가에 대해 47%가 '동일하지 않다'고 답했고, 59%가 이 두 개의 명칭을 '다르게 할 필요가 있다'고 응답했다.

배아를 연구 목적에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5%이상이 '동의'했는데, 이러한 태도는 '수정된 배아'(69%)이거나 연구실에서 만든 '체세포 배아'(66%)이거나 마찬가지였다. 배아의 연구 목적 사용에 동의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우리 국민이 생명과학 기술의 사회적 영향력에 대해 '긍정적 영향이 더 크다'(72%)고 생각하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어느 단계부터 인간 생명으로 인정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정자와 난자가 수정한 즉시 생명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사람이 4명 중 1명꼴(25%)이었으며, '자궁에 착상된 이후부터' 39%, '수정된지 14일 후, 배아에 원시생명선이 나타나는 시점부터' 9%였다. 응답자의 20%는 '출생 이후부터 인간생명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일반국민 10명 중 6명(61%)은 동물의 심장이나 허파 같은 장기를 떼서 사람에게 이식하는 이종이식(異種移植)에 대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생명연장을 위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 '꼭 필요한 사람에게' 이종이식을 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반면, 응답자의 35%는 '사람과 동물은 다르고' '부작용이 우려되며' '거부감이 든다'는 이유로 이종이식에 반대의견을 나타냈다.

이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현대리서치연구소가 지난 25일~27일 전국의 만 20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했으며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라고 밝혔다.

나선미전문위원 sunny6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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