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축구협 23일 ‘본프레레 경질여부’ 논의

  • 입력 2005년 8월 19일 03시 05분


코멘트
‘고개 숙인 사령탑.’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17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 최종예선 사우디아라비아전 도중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채 상념에 잠겨 있다. 팬들의 일방적인 야유와 비난을 받고 있는 그는 경질 위기에 처해 있다. 연합
‘고개 숙인 사령탑.’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17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 최종예선 사우디아라비아전 도중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채 상념에 잠겨 있다. 팬들의 일방적인 야유와 비난을 받고 있는 그는 경질 위기에 처해 있다. 연합
‘선택의 순간.’ 한국 축구가 중대 결단을 내려야 할 상황에 처했다.

대한축구협회는 23일 기술위원회를 소집해 코칭스태프 선임을 포함해 현 대표팀의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향후 대표팀 운영에 관한 마스터플랜을 짤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는 본프레레 감독 경질 여부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축구협회는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전력 향상을 꾀하는 방안 △수석코치를 선임해 현 코칭스태프 내부에 변화를 주는 안 △감독을 교체하는 안 등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국 vs 사우디 화보


본프레레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을 경질하자는 주장이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본프레레 감독의 교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찬성
반대
잘 모르겠다


▶ 난 이렇게 본다(의견쓰기)
▶ “이미 투표하셨습니다” 문구 안내

▽본프레레 감독의 문제점=감독 능력 중 핵심 부분인 전술 및 용병술이 부족하다.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상대가 밀집수비를 바탕으로 한 역습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했으나 초반 적극 공세에 허를 찔렸다. 또 2005 동아시아연맹축구대회 일본전에서는 초반 정예 멤버들을 빼고 후반에 승부를 건 일본의 전략에 휘말리며 패했다. 각종 대회에서 평소에 실험해온 선수 조합을 과감히 적용하지 못하고 명성에만 이끌려 손발을 맞추지도 않은 해외파 위주로 선발 선수를 구성해 조직력이 와해되는 자충수를 뒀다. 장기 전략과 비전 제시도 부족하다. 그 결과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물론 팬들로부터의 고립을 자초했다.

▽본프레레를 위한 변명=현재의 위기는 감독 한 명을 바꿔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주장도 많다. 현재와 같은 짧은 소집훈련 시스템으로는 누가 와도 마찬가지라는 것. 홍명보 등 대형 선수들의 은퇴 이후 우리의 실력이 낮아진 점을 냉정하게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 프로구단 감독은 “한계가 분명한데 어떤 감독을 데려온다고 마법을 부릴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북한에 3-0으로 이길 때처럼 본프레레호의 경기 내용이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안타까운 축구 팬들
‘독일 갔다 그냥 올래?’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졸전 끝에 패한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에는 내년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축구대표팀의 부진을 우려하는 문구가 등장했다. 연합

∇감독 교체 타이밍과 대안은 적절한가=월드컵 본선이 9개월여 남은 시점이라 새 외국인 감독으로 바꾸기에는 기간이 너무 짧다. 새 감독 선임과정은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 새 감독이 부임한다 하더라도 또다시 선수 파악과 실험으로 현재와 똑같은 잘못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현 체제를 유지하고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함께 훈련할 수 있도록 프로구단의 협조를 요청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주장도 강하다. 국내 감독이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으나 모 프로구단 감독은 “이런 상황에서 어떤 ‘총 맞은’ 감독이 대표팀을 맡으려 하겠느냐”고 말했다. 현재의 거센 여론을 뚫고 나가려면 자신의 주관을 확고히 관철할 수 있는 카리스마를 지닌 감독이 필요한데 이런 국내 지도자도 별로 없다.

▽감독만 책임지나=축구협회의 행정 및 지원 시스템도 한계가 있는데 감독만 책임지게 하는 건 희생양 만들기에 불과하다. 도중하차한 움베르토 쿠엘류 감독에 이어 본프레레 감독을 선임한 것은 누구인가. 본프레레 감독을 경질한다면 기술위원 등 책임 있는 인사의 사퇴도 불가피하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