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保 해약-효력상실 988만건 사상최대

생명보험 가입자들이 지난해 스스로 해약하거나 보험료를 제때 내지 못해 효력을 잃은 계약이 1998년 외환위기 때보다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04회계연도(2004년 4월∼2005년 3월·이하 ‘년’) 23개 생명보험회사의 해약 및 효력 상실 계약은 988만 건으로 종전 최대였던 1998년 959만 건을 웃돌았다.

해약 및 효력 상실 계약은 외환위기를 넘기면서 2000년 588만 건으로 줄었으나 2001년 604만 건, 2002년 611만 건, 2003년 785만 건 등으로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생명보험 가입자의 자발적인 해약은 505만 건, 효력 상실은 483만 건으로 2003년에 비해 각각 20.2%, 32.5% 증가했다.

해약건수는 20% 늘었지만 해약에 따라 가입자가 되돌려 받은 보험료(해약 환급금)는 0.1% 증가한 13조 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건당 해약 환급금은 2003년 309만 원보다 줄어든 257만 원으로 나타났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해약 환급금이 제자리걸음인 데 반해 해약건수가 크게 늘었다는 것은 소액보험 해약이 많았다는 뜻”이라며 “경기침체 영향으로 서민들이 보험료조차 제대로 내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