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화장품 “아 옛날이여”…‘미샤’ 등 영업이익 급감

  • 입력 2005년 8월 18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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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저가 화장품시장은 후발 업체들이 잇달아 진출하면서 경쟁이 심한 ‘레드오션’으로 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미샤, 더페이스샵, 스킨푸드 매장. 사진 제공 미샤 더페이스샵 스킨푸드
최근 저가 화장품시장은 후발 업체들이 잇달아 진출하면서 경쟁이 심한 ‘레드오션’으로 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미샤, 더페이스샵, 스킨푸드 매장. 사진 제공 미샤 더페이스샵 스킨푸드

《성장가도를 달리던 저가(低價) 화장품시장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레드오션’으로 변하고 있다. 저가 화장품시장은 2002년 3월 서울 이화여대 앞에 등장한 에이블씨엔씨의 ‘미샤’ 1호점을 시작으로 3년 만에 시장규모가 2000억 원대로 커졌다. 하지만 미샤가 독주하던 시장에 2003년 말 이후 ‘더페이스샵’, ‘뷰티크레딧’, ‘스킨푸드’ 등 후발주자들이 잇달아 뛰어들면서 경쟁이 심화됐다. 상위 4개 업체의 매장만 700개가 넘는다. 최근엔 태평양, 한불화장품 등 기존 대형 업체들까지 저가시장에 진입했다. 자연히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마케팅 비용은 늘고 영업이익은 줄어드는 추세다. 한화증권 김민정 애널리스트는 “저가 화장품은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가 떨어진다”며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거나 기존 브랜드의 파워를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드오션’된 저가 화장품시장

선두주자 에이블씨엔씨의 올해 상반기(1∼6월) 성적표는 초라하다. 영업이익은 72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25.7% 줄었다. 매출은 657억 원에 그치면서 691억 원의 매출을 올린 후발주자 더페이스샵에 밀렸다.

미샤의 서울 신촌점, 부천 상동점 등 10여 개 가맹점은 뷰티크레딧, 스킨푸드 등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10여 개 업체가 경쟁하면서 ‘파이’는 줄고 광고, 판촉 등 마케팅 비용은 급증하고 있다.

화장품업계에서는 “가맹사업을 일찍 시작한 미샤의 가맹점 이탈이 두드러지지만 후발주자들의 가맹점 계약 만료 시점인 올해 말 이후에는 다른 업체 점주들의 이탈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동일 상권 내에 같은 브랜드 매장이 여러 개 들어서면서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서 더페이스샵을 운영하는 최모(38) 씨는 “인근 백화점에 이어 200m 떨어진 곳에도 더페이스샵 매장이 생겼다”며 “매출이 40%나 감소했다”고 말했다.

더페이스샵 관계자는 “인기 상권에는 매장이 여러 개 들어설 수밖에 없다”며 “마진율을 올리는 등 가맹점주의 이익을 보호하는 방안도 내놓고 있다”고 밝혔다.

○돌파구를 찾아라

저가 화장품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변하면서 미샤, 더페이스샵 등 선두권 업체들은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미샤는 현재 호주, 미국, 홍콩, 대만 등 9개국에 35개 오프라인 매장과 1개의 온라인 매장을 두고 있다. 올해 말까지 일본, 태국, 영국 등에 54개의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

더페이스샵도 대만, 태국, 호주, 홍콩 등에 49개 매장을 두고 있다. 이 중 31개 매장이 있는 대만에선 탤런트 권상우를 모델로 한 TV광고를 이달부터 내보내고 있다.

하지만 해외시장이 국내시장에서의 이익 감소를 대체하는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

현대증권 조윤정 애널리스트는 “화장품은 해외보다 내수시장이 더 중요하다”며 “해외시장 진출도 좋지만 국내 마케팅과 연구개발에 더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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