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적조 주춤… 없어지나,숨었나

  • 입력 2005년 8월 17일 07시 11분


코멘트
“없어진 거야, 숨은 거야?” 국립수산과학원과 경남, 전남도 등이 남해안의 유해성 적조 세력이 떨어진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예년보다 보름 이상 빠른 지난달 18일 전남 여수 해안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뒤 큰 세력을 형성하며 동진(東進) 하던 적조가 11일을 기점으로 소강상태를 보이는 때문.

▽왜 약해졌나=국립수산과학원은 일단 적조세력이 주춤한 이유를 냉수대에서 찾고 있다.

이번 적조는 발생 10일 만에 경남 남해와 통영연안으로 퍼졌고, 전남과 경남에서 양식어류 158만여 마리가 폐사해 10억2400만 원의 피해를 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적조는 거제 남부해역에서 19℃의 냉수대를 만나면서 한풀 꺾이기 시작했다. 냉수대란 여름철 연안해역에 주변해역보다 수온이 5도 이상 낮은 해수가 출현하는 것.

6월23일 부산 기장 앞바다에 발생한 냉수대는 지난달 29일부터 기장∼경북 경주 감포 연안과 거제도 남부 연안으로 확대됐고 현재까지 적조와 ‘대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수산과학원 해양연구팀 김상우(金相祐) 박사는 “냉수대가 적조생물의 번식을 막는 환경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바닷물 1밀리리터에 1만5000개체 이상이던 유해성 적조생물의 밀도는 14일 이후1000개체 안팎으로 떨어졌고 그나마 전남과 경남 일부 해역에서만 관찰됐다.

수산과학원 적조상황실 임월애(林月愛) 박사는 “전남 고흥과 장흥, 경남 고성 등에 적조가 남아있지만 당분간 소강상태가 계속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당국의 고민=경남도는 16일 국립수산과학원에 “적조가 소강상태인 이유를 분석해 달라”고 요청했다. 어민지도와 황토살포에 참고하기 위해서다.

적조가 심하면 경남도는 바지선 10척을 포함해 하루 선박 100척과 350명의 인원을 동원하고 500t 안팎의 황토를 살포한다.

황토를 운반하는 바지선의 하루 임차료는 300만 원. 작업을 나가지 않고 대기하더라도 임차료는 지불된다. 적조가 소멸 국면이라면 임차계약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

어민 지도도 어렵다.

김석상(金石尙) 경남도 어업생산과장은 “냉수대 외에는 뚜렷한 이유를 몰라 답답하다”며 “이번 주말부터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큰 ‘대조기’에 접어드는 만큼 소강상태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그러나 “수온이 여전히 적조생물이 번식하기 좋은 24∼28도를 유지하고 있어 방심은 금물”이라고 덧붙였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부산 기장과 거제남부 연안의 냉수대, 집중호우로 인한 육지의 오염물질 유입이 없어 바다가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