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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홍찬식]연세대 총학의 ‘감사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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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홍찬식]연세대 총학의 ‘감사 편지’

입력 2005-08-17 03:06수정 2009-10-08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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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민족대축전에 참가한 통일연대,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등이 연세대 캠퍼스를 행사장으로 무단 사용하려다가 반대에 부딪히자 경희대로 장소를 옮겨 행사를 치렀다. 이들은 연세대 내에 2만 명의 민족대축전 참가자를 숙박시키고 집회를 갖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이에 연세대 학교본부, 교수협의회, 총학생회는 한목소리로 반대했다. 처음부터 단호하게 반대 입장을 표명한 총학생회 홈페이지에는 통일연대 등에 항의하는 학생들의 글이 이어졌다. 다른 대학 총학생회도 연세대를 지지했다.

▷연세대 총학생회가 그동안 지지해 준 사람들에게 보내는 ‘감사편지’를 홈페이지에 실었다. 총학생회는 “자신의 의사 표현에 소홀하지 않았던 연세인 모두의 승리”라고 밝혔다. 그러자 고려대 총학생회의 홈페이지에는 ‘너무 멋지다. 학생의 의견과 이익을 우선적으로 생각해 자신의 권리를 지켜낸 연세대에 박수를 보낸다’는 격려의 글이 잇따라 올랐다. 이번 사례는 대학사회가 정치집회와 시위로부터 피해받지 않을 권리를 당당히 요구할 만큼 성숙했음을 보여준다.

▷지난날 대학 캠퍼스가 시위장소로 자주 사용됐던 것은 민주화운동에 대한 탄압으로 인해 다른 장소를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회의 자유가 완벽하게 보장되어 있는 오늘에 이르러서도 정치단체, 노동단체들이 대학 캠퍼스를 안방처럼 드나들며 집회를 갖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허락받지도 않은 대규모 집회가 대학에 피해를 준다는 사실을 그들도 모를 리 없다. 내 요구는 소중하고 남의 권리는 상관없다는 말인가.

▷일부에서 연세대를 ‘반(反)통일 세력’으로 몰아붙인 것은 그들의 편협한 흑백논리를 드러낼 뿐이다. 집회장소를 빌려주지 않았다고 ‘반통일’이라고 한대서야 이 행사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 모두를 반통일 세력으로 모는 격이다. 이제는 대학의 주인인 학생들의 승낙도 없이 캠퍼스를 마음대로 쓰려 했던 쪽에서 연세대 총학생회에 ‘사과 편지’를 보낼 차례가 아닐까.

홍찬식 논설위원 chansi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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